이채원, 포트폴리오 전면 교체 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0.09.0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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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부사장]

'가치주펀드 운용의 대명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백지 상태에서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섰다.

그동안 많이 올랐거나 시장의 흐름에 뒤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종목은 솎아내고, 향후 성장성을 가미하면서도 저평가된 주식을 편입해 2011년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채원, 포트폴리오 전면 교체 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은 "성장성과 가격 매력을 겸비한 주식으로 8월부터 집중적인 교체에 돌입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만 해도 TJ미디어 (5,780원 ▲110 +1.94%) 146만7400주(11.4%)를 보유했던 밸류운용은 8월말 지분 전체를 팔아 치웠다. 효성오앤비 (7,330원 ▲30 +0.41%)(78만1900주·13.5%)와 경농(160만3000주·7.4%)도 매도해 밸류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사라졌다. 가치주펀드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신영와코루 (9,280원 ▲20 +0.22%)도 5.1%에서 0.6%만 남기고 5% 가까이 매도했다. 동양고속 (11,500원 ▲20 +0.17%)운수도 4% 가까이 지분을 털어냈다. 농우바이오 (8,060원 ▲30 +0.37%)도 4% 가량 팔았다.



반면 중국기업인 동아체육용품 (94원 ▲1 +1.08%)은 122만653주(5.3%)를 신규 매수했다. 인터플렉스도 5.1%의 지분을 신규 편입했다.

반도체 관련 전자재료 제조사인 나노캠텍 (650원 ▼5 -0.76%)과 전자제품 재생기기 관련 데크 메카니즘을 생산하는 다함이텍 (0원 %) 지분은 1% 이상 늘렸다.

특히 중국기업인 동아체육용품을 대거 편입한 점이 주목된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홍콩에 설립된 동아체육용품은 지난 4월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이 부사장은 "중국 노동자들의 급여가 최근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추세를 고려하면 1980년 중반 이후 국내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 붐이 일었던 것처럼 중국도 비슷한 중저가 의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탐방 시 싱가포르인이 주축이 된 주요 경영진에 대해서도 믿음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 부사장은 "향후 중국 내수시장의 소비와 관련된 가치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부의 기준보다 비싼 주식은 팔아치우면서 싸고 좋은 주식을 바구니에 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교체에 대해 이 부사장은 "2007년 상반기 이후 가치주펀드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종목 재구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금융위기 이후 가치주 개념에도 변화가 발생해 적극적인 종목 구조조정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이후 '꿈이 있는 가치주' 발굴과 편입이 시대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가치주의 기본 개념이 잠재력은 있지만 시장의 눈에 띄지 않는 '진흙 속 진주'를 가리켰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래 실적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도 겸비하는 종목이 가치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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