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세종시 아파트 못짓겠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9.0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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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없다" 집단 계약해지 움직임… 땅 판 LH "도덕적 해이" 발끈

2012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기로 돼 있는 세종시(조감도) 주택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파트 용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대거 사업을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도저히 사업성이 없다"며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토지공급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도덕적 해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10개 대형건설사는 분양받은 아파트용지 88만1000㎡에 1만2154가구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길어지면서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분양 타이밍'도 놓쳐버렸다며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엔 중도금이 밀린 쌍용건설과 풍성주택이 LH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했지만 현재는 건설사들이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이 지체되면서 이자가 날로 불어났고 상대적으로 분양성이 괜찮다고 판단된 수정안도 무산되면서 사업을 지속하려던 일부 업체마저 다시 계약해지를 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미납된 원금 4674억원에 현재 연체이자는 650억원으로, 매월 50억원 정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사업시행사 LH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2012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중앙부처가 대거 이전하는 과정에서 주택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LH 한 관계자는 "당초 2007년에 계약한 내용(원안)으로 제자리를 찾았는데 사업을 지체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LH 측은 특히 일부 참여사의 경우 LH가 발주하는 세종시의 주요 공공사업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체 아파트사업에 대해서는 수익성을 이유로 머뭇거리는 것은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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