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기대만큼 실망한 '건설업계의 한숨'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8.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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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

지난 23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건설업계가 만난 간담회장을 잠시 빠져나온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지었다.

권 회장을 비롯해 김중겸 한국주택협회장과 건설업계 대표들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정 장관과 만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부동산 활성화대책 발표에 앞서 정부가 건설업계의 요구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건설단체와 건설사 대표들은 비록 간담회 자리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진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정 장관 역시 간담회전 기자들과 만나 "건설업계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간담회는 기대와는 달리 진통을 겪었다. 오전 11시30분에 시작한 오찬간담회는 12시부터 식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오후 1시30분이 돼서야 겨우 식사를 시작할 만큼 좀처럼 진전이 없었다. 서로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간담회장 앞을 지키던 협회와 건설사 관계자들은 "아직 식사도 시작하지 못하는 걸 보니 이야기가 쉽게 안 풀리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권 회장이 누군가와의 통화를 위해 잠시 간담회장을 빠져나온 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는 통화 도중 "생각만큼 이야기가 잘 안 풀린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권 회장은 "이거 쉽지 않겠다"며 "아무래도 결론을 내리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간담회 전 "버블세븐을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15% 가량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요구할 의지를 보였던 그였기에 답답함은 더욱 컸을 터.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간담회장을 빠져나온 건설업계 대표들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간담회 시작전 정 장관에 4대강 사업에 대한 덕담을 건네던 밝은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중겸 주택협회장은 "이미 나왔던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이 전부였다"며 "서로의 이견만 되풀이해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대를 안고 찾은 간담회장에서 답답함을 안고 돌아서야 했던 건설업계 대표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정부와 여당이 조만간 당정협의를 통해 주택 실수요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는 내용을 주로 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이날 상황으로만 보면 건설업계가 기대치를 높여야 할 것만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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