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이번 방안으로 수험생 부담이 완화돼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고교 교육이 보다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다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험 결과는 참담했다. 8월 시험이 쉽게 출제된 반면 11월 시험은 매우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 입장에서는 3개월 동안 허송세월을 보낸 결과가 됐다. 허탈감에 빠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교육당국은 연 1회 실시로 제도를 곧바로 환원시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험생의 시험 부담이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연구소장은 "합격, 불합격을 가르는 절대 평가라면 시험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 의미가 있지만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오히려 부담을 크게 느낄 것"으로 예상했다.
◇"중하위권 부담 감소" vs "복잡해지기만 할 것"= 언어, 외국어 영역의 A·B형 수준별 출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연구진은 중·하위권 학생들이 출제범위가 작고 좀 더 쉬운 A형 시험을 통해 필요 이상 어려운 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인문사회계열 수험생과 이공계열 수험생간 시험 부담이 비슷하게 조정돼 이공계 기피현상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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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수준별로 출제되는 것은 분명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수험생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심화형(B형) 점수를 요구할 경우 수험생은 시험 막판까지 A·B형 모두를 준비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게다가 언·수·외 세 영역에서 모두 A·B형 문제가 나오면 선택 조합이 최대 8가지가 나와 가뜩이나 복잡한 입시제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탐구영역 응시과목 수를 대폭 축소하는 것도 기대만큼 크게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 소장은 "한 과목만 선택하는 것에 따른 시험 부담 경감 측면은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기대한 만큼의 축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과목 통합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두 과목의 시험 범위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