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日내수마저 위협한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8.16 10:08
글자크기

수출 의존도 높아 취약... 엔 추가 상승 전망

지난주 엔화가 15년래 최고를 기록하는 등 엔고가 강화되며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모리타 교헤이 이코노미스트는 16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엔화의 평가절상은 엔화로 표시되는 수출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최대 위험요소 중 하나”라며 “이는 국내 자본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주도형 경제인 일본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견고한 일본 내수마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즈호의 이주카 나오키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대비 80엔대 강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회사들이 자본을 해외에서 소비하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비용이 보다 덜 드는 해외로 생산기지 등을 이전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가장 적당한 환율은 과거 30년 평균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꼽히는데 현재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다면 엔화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 평가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0.4%를 기록했다. 이는 전망치 2.3%보다 훨씬 하회한 것으로 1분기 5%에 비해서는 급감한 것이다.

이 기간동안 엔화는 90엔대로 약세를 기록, 엔화 강세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2분기 수출은 감소세도 불구하고 견고함을 유지했는데 오히려 수출에 대한 내부 수요의 의존도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엔화 강세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맥쿼리 증권의 리차드 제럼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 의존도는 일본이 이중침체(더블딥)이나 갑작스러운 엔화 가치 상승에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별히 유로화에 대한 엔화 강세는 회계연도 2011년의 경제성장을 예상보다 더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엔 강세가 일본 경제가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UBS의 폴 도노반 글로반 이코노미스트는 영향이 적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 동남아시아의 수출 중 절반은 엔화 노출 헤지를 위해 엔화로 송장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들은 또한 달러로 평가된 상품 거래에서는 오히려 엔화 강세로 이익을 보고 있다.

한편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쿠인대 교수는 엔화 강세 추세를 저지할 수 있는 국제 공조나 시장 개입이 어렵다면서 엔화값이 역대 최고치인 달러당 79.59엔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