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연기, 시장은 '태풍의 눈'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10.07.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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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기대했던 수요자들 실망감 역력…시장 분위기는 더 썰렁

"그렇치않아도 손님이 없는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번복으로 오늘은 더 썰렁하네요. 하루종일 전화 한통없이 잠잠합니다."

당초 22일로 예정됐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가 잠정 연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주택 매도자, 매수자 모두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 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부 진행됐던 거래마저 중단된 것이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양도세 중과 연장 등을 기대했던 수요자들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DTI 규제가 완화된다기에 기대가 컸는데 상황만 더 악화됐다"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할 정부가 오히려 갈팡질팡한 정책으로 혼선만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도 상황이 비슷하다. 개포동 G중개업소 관계자는 "DTI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가 풀린다는 소식에 매물을 찾던 매수대기자들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며 "대출과 세제를 규제로 꽁꽁 묶어 놓고 이자만 올리는데 집사겠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에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면 매수세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던 매도자들과 중개업자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잠실동 W중개업소 관계자는 "안전진단통과 직후 일시적으로 호가가 뛰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며 "대출규제가 완화되면 거래가 좀 풀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분위기가 더 썰렁하다"고 전했다.

정부가 언제쯤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연내 주택 구입을 계획중인 직장인 김모(38)씨는 "아파트 구입자금이 부족해 DTI 규제 완화 발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지나친 대출 규제의 최대 피해자는 나처럼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라는 점을 정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는 정책을 신중히 검토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국민들의 눈엔 부처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발표를 미룬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거래 동맥경화 현상이 심각한 만큼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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