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VS SPA 브랜드의 전쟁이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주영욱 쇼핑몰뉴스 2010.07.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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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PA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 빠른 트렌드를 반영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실 싸고 저렴하며 유행에 충실한 옷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SPA브랜드는 다양한 디자인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만약 온라인 쇼핑몰 시장으로 진출한다면 쇼핑몰 시장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SPA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쇼핑몰 VS SPA 브랜드의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명동에 가면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느 쇼핑센터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다. 혹시 명동에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이라도 생긴 것일까?

최근 명동에는 소위 SPA(Speciality Store Rer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생산부터 유통, 소매까지 직접 하는 브랜드)브랜드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다.



SPA 브랜드는 소위 패스트패션(fast fashion)으로서 비교적 값이 싸고 최신 유행이 반영된 의류를 말한다. SPA 브랜드는 오랜 경기불황의 여파로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자리 잡으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제조와 유통을 함께하는 업체인 만큼 하루 단위로 신제품을 쏟아낸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유행에 맞춰 비교적 싼값에 브랜드 제품을 입을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에 맞춰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을 소량으로 제작 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패스트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스페인 자라(ZARA), 망고(MANGO), 스웨덴 H&M 등이 있으며, 국내 브랜드로는 이랜드의 스파오(SPAO) 등이 초대형 플래그십 형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SPA브랜드가 위협적인 이유?
SPA 브랜드가 쇼핑몰을 위협하는 첫 번째 요소는 속도이다. SPA브랜드의 경우, 본사에서 디자인 되어 한국 매장으로 입고되는 기간이 2주정도 걸린다. 즉 매장에서는 신상품이 매일 입고된다는 것.

실제로 취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SPA 매장을 방문해 본 결과, 비록 몇몇 제품은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일부 인기 제품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국내의 쇼핑몰들은 어떨까? 현재 국내의 쇼핑몰들은 1주일에 한번 이상 신상품을 사입하기 위해 동대문에 방문하며 최소한 일주일에 4~6개 이상의 제품을 업로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수십 개의 패션아이템을 쏟아내는 SPA 브랜드의 트렌디한 디자인을 뛰어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자라는 트렌드를 유지하기 위해서 본사에서 200여명의 전문 디자이너들이 직접 거리에 나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망고는 시즌별로 자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PA 브랜드 취재를 위해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 중 우연히 자라 남성복 매장에서 만난 서효원씨(29)는 “자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라 많이 이용한다. 또한 기존의 남성복 매장 보다 깔끔하고 캐주얼과 정장, 그리고 다양한 소품을 한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라고 이야기 했다.

반면 쇼핑몰은 자체디자인 보다는 컬렉션, 브랜드를 모방한 제품들을 제작하거나 사입한다. 최근 몇몇 도매상인들은 모방제품 단속에 걸려 수십만원을 벌금으로 지불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도매상인과 쇼핑몰 운영자들은 “설마 내가 걸리겠어, 그리고 단속이 나오면 살짝 치워버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상표법에 위반되는 일부 제품들은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저렴한 가격을 들 수 있다. SPA 브랜드는 중간단계가 없는 시스템을 고수한다. 즉 중간 마진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니클로의 청바지는 기존의 다른 청바지 브랜드 제품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하며 심지어 국내 쇼핑몰 또는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청바지와 가격이 동일하다.

명동의 유니클로에서 만난 조부영씨(29)는 “유니클로의 제품들은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베이직한 스타일로서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없을 뿐더러 디자인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 쇼핑몰, SPA와 대결해 볼만 하다
쇼핑몰 VS SPA 브랜드의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에 처음 SPA 브랜드가 들어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SPA브랜드가 국내의 패션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SPA 브랜드들은 아직 국내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동에서 만난 이진형씨(21)는 “SPA 브랜드에 솔직히 실망했다. 몇몇 상품들은 너무 크거나 또는 너무 작아서 입기 곤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은주씨(26)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베이직한 세미정장, 원피스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입어보고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야기 했다.

이처럼 SPA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SPA 브랜드들은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고정고객과 신규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쇼핑몰들은 SPA 브랜드만큼 대규모의 사업체가 아니며 자체제작 보다 사입을 통해 상품을 구입 판매 한다. 하지만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국내 쇼핑몰에서도 SPA 브랜드 만큼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빠르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대문 도매 상권의 경우, 기획 제작 유통의 과정이 one-stop으로 이뤄지는 만큼 트렌드를 창조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SPA 브랜드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쇼핑몰들이 SPA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국내의 쇼핑몰에서는 SPA 브랜드에서 구입할 수 있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의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유니클로는 유명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한 ‘+J’라인을 론칭하거나 그래피티 아티스트 키스 해링, 건축가 안도 타다오 등 유명 인사나 기업, 단체의 디자인을 티셔츠에 접목한 ‘UT 콜렉션’으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국내쇼핑몰 중 일부는 패션쇼 또는 잡지를 참고하며 제품을 구상하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물론 최근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쇼핑몰에서도 카피제품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사실 아직은 미흡하다.

◇ 온라인 쇼핑몰, ‘패스트 패션’ 시장에 주목하라
쇼핑몰 VS SPA 브랜드의 전쟁이 시작됐다
많은 SPA 브랜드들은 이미 독립적인 쇼핑몰을 오픈하였으며 몇몇 업체들도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쇼핑몰 업계는 앞으로 SPA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대부분의 SPA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지만 온라인은 제품의 판매보다 홍보의 목적을 가진다. 그러나 앞으로 SPA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 매장을 활성화하고 최대한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한다면 일반 쇼핑몰을 이용하던 소비자들도 SPA브랜드의 쇼핑몰로 이동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미걸(www.mimigirl.com)의 강윤정 대표는 “최근 SPA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중저가 제품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과거에도 SPA브랜드와 비슷한 중?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존재했던 만큼 SPA 브랜드가 쇼핑몰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강 대표는 “SPA 브랜드가 온라인 쇼핑몰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라며 “SPA 브랜드 쇼핑몰이 대대적인 인터넷 광고와 이벤트를 진행한다면 아마도 캐주얼과 중저가 쇼핑몰들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쇼핑몰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벤트, 적립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쇼핑몰, SPA 브랜드 그 이상을 꿈꾼다
쇼핑몰 VS SPA 브랜드의 전쟁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쇼핑몰들은 자체제작 또는 사입을 통해 제품들을 판매한다. 그러나 최근 많은 파워셀러들은 자체제작의 비율을 점차 늘리며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추세이다.

현재 남성의류 전문 쇼핑몰인 타츠옴므(www.tachhomme.com)를 운영하고 있는 목진성 대표는 “최근 쇼핑몰 구매자들은 비교적 가격의 단가가 높더라도 퀄리티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하며 “앞으로 많은 쇼핑몰들이 자체브랜드 제작에도 힘쓸 것 이다”라고 예상했다.

매장이 400평이 넘고 200여명의 디자이너가 매일 같이 신상품을 출시하는 SPA 브랜드와 소규모의 쇼핑몰의 대결은 어쩌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하지만 미리 겁먹지 말자. 소비자가 무얼 갖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 독특한 디자인, 뛰어난 상품 기획력, 품질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쇼핑몰도 SPA 브랜드 만큼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 도움말 ; 쇼핑몰뉴스 (http://www.shoppingmall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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