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부터 전세난 조짐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7.21 08:08
글자크기

금리인상에 내집마련 미뤄…수요자 몰리며 1000~2000만원 ↑

 #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박종선씨(32)는 요즘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전셋집을 알아보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그는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내집마련은 미루기로 했다"며 "곧 전세계약이 만료되는데 이사철 전세난이 심화되기 전에 괜찮은 물건이 없나 미리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가을 이사철 전세난이 예년보다 빨리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때문에 주택구입 대신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자가 늘면서 세입자들은 서두르는 분위기다.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던 전셋값도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전셋값은 한 달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입주물량이 많은 신도시만 하락폭이 커졌고 7주째 떨어졌던 서울 전세가는 내림세를 끝냈다. 지난주 소폭 하락했던 경기·인천 전세가격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이후 내림세가 멈췄다.

여름철부터 전세난 조짐


 서울은 금천·구로·양천구 등 서남부권 위주로 전셋값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금천구는 올 초 광명시 소하지구의 대단지 신축아파트 입주물량이 소화되면서 인근 독산동까지 전세수요자가 이동했다.



금천구 독산동 한신아파트 전용 89㎡는 지난달 1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000만원 가량 오른 1억4000만~1억5000만원을 줘야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독산동 박사공인 관계자는 "1억3000만원에 전셋집을 구하려면 전용 59㎡ 계단식 아파트밖에 없다"며 "이것도 찾는 사람이 많아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로구도 중소형 위주의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들이 꾸준하지만 전세물건이 귀해 가격이 소폭 올랐다. 구로동 구로두산 44㎡는 지난 5월 만해도 전세가격이 1억1150만원이었지만 최근 1억3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공급이 부족한테 수요자가 몰려서다. 기존 세입자들이 잇따라 재계약에 나서며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세계약이 끝나가는 신규 수요자와 내집마련을 포기한 사람들이 저렴한 전세물건 찾기에 나서고 있어서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B공인 관계자는 "벌써부터 휴가철에 전셋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전세값을 1000만~1500만원 가량 올려 재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추가 금리상승 압박이 계속되면 전세자금대출금리가 높아지고 대출을 낀 집주인들은 이자부담에 전세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어 세입자들은 하루 빨리 전셋집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7~8월에 움직이는 학군소요가 더해지면 예년처럼 전셋값은 오르는데 매매값은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