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부터 노처녀예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0.06.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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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쟁]<1-3>서른 중반은 돼야 노처녀, 평균 초산연령 30세 '임박'

편집자주 결혼에 대한 미혼남녀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결혼과 임신·출산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여성들이 점차 이를 '선택'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족의 구성, 나아가서는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결혼에 대한 남녀 패러다임 전환의 원인과 사회적 영향, 대책 등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하고, 현실화된 '결혼전쟁'에 대비하고자 한다.

흔히 말하는 노처녀의 기준은 몇 살일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여자 나이 서른을 넘기면 '노처녀'라는 꼬리표를 달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여성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결혼이 늦어지면서 삼십대 중반은 돼야 '노처녀'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TV만 봐도 그렇다. 2003년 개봉 당시 미혼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솔직하고 코믹하게 담아내 인기를 모은 영화 '싱글즈' 속 주인공들은 29살 노처녀였다. 당시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엄정화씨는 6년 후인 지난해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전문직 노처녀로 재등장했는데 그녀의 극중 나이는 38세였다. 6년 만에 노처녀의 나이가 9살이나 뛴 셈이다.



올 초 방영된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도 비슷하다. 속편격인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2004년 방영 당시 주인공들이 32살 노처녀로 설정됐지만 이번에 방영된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속 주인공들은 34살 노처녀로 그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평균 초혼연령은 28.7세로 전년에 비해 0.4세 더 높아졌다. 10년 전과 비교해 2살이나 높아진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여성 평균 초혼연령 '30세 시대'도 멀지 않았다. 트렌드를 보다 빨리 반영하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라면 '40대 노처녀'의 등장도 기대해 볼 만 하다.



초혼이 늦어지면서 덩달아 초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24세 여성의 출생아는 2만4400명이었다. 전년(2만8173명)보다 13%가량 감소한 수치이자 1981년(33만5331명)에 비하면 14분의 1 수준이다. 28년 전에는 20대 초반의 엄마들이 한 해 낳은 아이가 30만 명이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만 명에 불과했다.

반면 30대 여성 출산은 크게 늘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30∼34세의 출생아 수는 19만2900명으로 1981년(10만2251명)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35∼39세 출생아 수도 6만900명으로 1981년(2만5459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아졌다.

지난해 산모의 첫 아이 평균 출산 연령은 29.84세로 전년보다 0.24세 높아졌다. 1981년(24.1세)과 비교하면 무려 5.7세 높아진 수준이다. 매년 초산 연령이 0.2% 안팎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첫 아이를 출산하는 엄마들의 평균 연령이 3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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