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작가인 마종일(49)씨는 물론 현지 일부 평론가도 "빅밤부가 마씨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동조하며 이슈화되고 있다.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옥상에 전시된 스탄형제의 빅밤부(사진=머니투데이)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치예술가 마종일작가. 메트로폴리탄 옥상에 설치된 스탄형제의 빅밤부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전남 장흥출신으로 95년 도미한 마 작가는 비주얼 아트스쿨 졸업반 이던 2001년부터 나무나 대나무를 끈으로 묶는 작품활동을 시작, 10년간 아트전에 꾸준히 출품해왔다.
2005년엔 브루클린 아트 스페이스에 나무로 만든 대형작을 설치, 주목을 끌었고, 2006년 한국 광주비엔날레와 2007년 담양 아트인더시티에는 대나무로 엮은 작품을 출품했다. 2008년에는 소크라테스 조각공원에 출품한 설치작의 작품성을 인정받아 알재단으로부터 비주얼 아트상을 수상했다. 최근엔 5일부터 약 한달일정으로 맨해튼 남쪽 거버너스섬에 있는 '빌딩 110'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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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인천 여성비엔날레에 출품된 마작가 대나무 설치작 전경
2002년~2009년 스탄형제가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피고용인으로 일했던 그는 "2005년 봄부터 서로의 작품세계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그간 만든 작품이미지를 스탄형제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2006년 광주, 2007년 담양 출품작 사진까지 다 보여줬다고 했다.
마 작가는 "스탄형제는 내가 선의로 공개한 작품을 다 들여다 본뒤 2008년부터 갑자기 기존 하던 일을 나와 비슷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어려운 개인사정 때문에 말도 못꺼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가 그들 작품을 모방한 것 아니냐는 주위의 오해들이 많아져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고 말했다.
↑ 2009년 인천여성 비엔날레 마작가 출품 대나무 설치작.
그는 "예술가들끼리 얼마든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같은 모티브라도 누가 봐도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아티스트 일 것" 이라며 "스탄 형제의 대나무 설치에서 자기만의 것이라고 할만한 것 없다"고 덧붙였다.
마 작가는 이어 "이번 케이스는 성장해가는 아티스트의 설자리를 잃게 하는 아주 나쁜 형태의 복제"라며 "스탄 형제가 작품에 대한 나의 기여를 인정해 줘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 작가는 "지금와서 문제제기 하는 것은 돈을 바래서가 아니다"며 "멀쩡히 작업하다 남의 작품을 베낀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을 뿐" 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2005년 브루클린 아트스페이스에 전시한 마작가의 작품. 미국서 마 작가는 대나무 희소성때문에 주로 나무로 작업해왔다.
뉴욕 소재 페이스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는 미술평론가 존 룬드퀴스트(John M. Lundquist) 박사는 "전문가적 관점에서 볼 때 메트 옥상 빅밤부와 한인작가 마종일 작가가 2006년 광주, 2007년 담양 등에 출품한 선행작품과 밀접한 유사성(close similarity)이 있다"고 지적했다.
룬드퀴스트 박사는 뉴욕타임스가 빅밤부 오픈에 즈음해 4월23일자로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한 후 메트뮤지엄과 뉴욕타임스 앞으로 보낸 이메일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한에서 그는 "스탄 형제는 2008년 비콘 전시이전 나무나 대나무로 된 설치작업을 한적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마 작가가 스탄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작품활동을 한 정황을 고려할때 스탄 형제가 마 작가로부터 영향을 받았거나 그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2006년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마작가 대나무 설치작
이에 대해 메트 뮤지엄은 "작품의 기원이나 진화에 대한 것은 해당 예술가들에게 맡겨야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객원교수로 활동하는 또다른 미술평론가도 현지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트 뮤지엄 옥상 스탄형제의 전시물이 우연의 일치로 보이지 않는다"며 "스탄형제는 마 작가를 8년간 알고 지냈고 그의 작품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옥상에 전시된 스탄형제의 빅밤부 내부. (사진=머니투데이)
↑ 2007년 담양 예술제 출품한 마 작가의 대나무 설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