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극찬' LG디스플레이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0.06.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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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아이폰 수혜주 불구 최근 급락… "실적 실망+LG전자 리스크" 분석

잘 나가던 LG디스플레이 주가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 6월 들어 슬금슬금 빠지더니 최근 사흘간 급락세로 돌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의 수혜주 중 하나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4 발표 때 극찬했던 디스플레이가 바로 LG디스플레이의 작품이다. 아이폰4 수혜주인 LG디스플레이가 정작 아이폰4 발표 즈음에 급락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에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LG디스플레이 주가는 9일 오전 10시 현재 전날에 비해 1150원(2.74%) 하락한 4만850원을 기록 중이다. 7일 3.20%, 8일 4.22%에 이어 사흘째 코스피지수를 크게 밑도는 하락세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7일 LG디스플레이를 순매도 종목 2위에 올려 놨고 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8일에는 기관 매도로까지 확산돼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기관 순매도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에 원인 찾기에 분주하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이유는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종합된다. 그리고 이는 LG전자 리스크와 연결된다.



◆2분기 실적 기대치 미달?=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5월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 중반에 그쳤다는 루머가 돌았다. 4월에도 비슷한 실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4~5월 합쳐봐야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5~6월은 디스플레이 비수기다. 아직 6월이 남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시장에서 추정하고 있는 9000억원 안팎의 2분기 영업이익 달성이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병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실적 실망감이 최근 주가 급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다음주 중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탐방보고서를 통해 "2분기 면적 기준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말 실적발표 당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5%, ASP는 보합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 리스크도 한몫?= 여기에 LG전자 리스크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 위기로 인해 유럽의 TV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체 매출에서 유럽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LG전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결국 'LG전자 TV 판매 둔화→LG디스플레이 매출 둔화'라는 얘기다.

실제로 LG전자 주가도 최근 급락세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보다 하루 앞서 지난 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나흘째 약세를 보이며 주가 10만원이 무너졌다. 주가로만 보면 LG전자 주가 약세가 LG디스플레이로 전염된 모양세다.



이 경우 LG전자를 위해 LG디스플레이가 매출 단가를 낮춰주는 방식으로 지원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LG디스플레이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LG전자를 어떤 식으로든 도와준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IFRS 적용으로 인한 환차손 우려도 나오고 있다. IFRS를 적용할 경우 과거 영업외로 잡혔던 환차손 또는 환차익이 영업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5억 달러 선수금을 받았다"며 "최근 환율로 계산할 경우 약 500억원 정도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외에도 고객이 다변화돼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LG전자 지원설을 일축하고 애플 선수금도 헤지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이나 목표가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는 반응이 다수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여전히 수급은 균형 상태에 있고 3분기부터는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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