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10~30대 여성 입맛 잡아라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0.05.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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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뜨는 창업 다시보기/떡볶이 전문점

소자본 창업시장에서 떡볶이 전문점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길거리 음식으로 간주됐던 떡볶이가 김치, 불고기, 비빔밥을 잇는 한식 세계화의 ‘미래 상품’으로 각광 받으면서 내로라 하는 외식기업들까지 속속 시장에 진입해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떡볶이 전문점시장이 갑작스럽게 ‘전쟁터’로 변한 것은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서의 매력 때문이다. 세계적인 불황 이후 이렇다 할 주도 아이템을 찾아보기 힘든 국내 창업시장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계절적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가격까지 저렴한 떡볶이는 누가 봐도 매력적인 창업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떡볶이의 역사는 ‘궁중떡볶이’에서 시작됐다. 19세기 말에 출간된 <시의전서>라는 조리서는 궁중에서 떡과 쇠고기, 등심살, 참기름, 간장, 파 등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입맛을 잃었던 임금이 떡볶이를 맛본 뒤 입맛을 되찾았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떡볶이의 원조는 신당동 떡볶이 타운의 ‘마복림 할머니집’이다. 마복림 할머니는 떡과 고추장 소스, 라면 사리, 어묵 등을 넣고 끓여먹는 즉석 떡볶이를 개발해 맛있는 음식과 추억을 선사했다.

영원한 국민 별미로 자리잡은 떡볶이는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떡볶이 전문점의 최근 경향은 메뉴와 운영시스템의 혁신을 들 수 있다. 길거리에서 단일메뉴로 간편하게 즐기던 떡볶이는 메뉴의 다양화와 차별화 과정을 거쳐 전문성을 갖춘 요리로 격상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3대 브랜드

국내 떡볶이 전문점 시장은 아딸, 올리브떡볶이, 신떡 등 3개 브랜드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떡기뽁기, 버무리, 요런떡볶이, 쭈노떡볶이, 죠스 떡볶이, 킹볶이 등 30여종의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 아딸 = 오투스페이스의 아딸은 떡볶이 전문점의 대표주자. 아딸의 모태는 1972년 경기도 파주시 문산역 앞에 문을 연 ‘문산 튀김집’. 2002년 이대 앞에 ‘아버지튀김 딸떡볶이’라는 간판을 달면서 아버지가 튀김을 만들고 딸이 떡볶이를 연구해 2대가 되물림한 전통이 있는 음식점을 지향했다. 아딸은 웰빙 콘셉트의 튀김과 균형 잡힌 떡볶이 메뉴 구성을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현재 전국에 650개의 점포을 운영하고 있고, 매달 20~30개의 점포를 오픈하고 있다.


▶ 올리브떡볶이 = 제너시스BBQ의 올리브떡볶이는 ‘엄마가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떡볶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위생적이고 깨끗한 매장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는 건강 떡볶이 전문점을 지향한다. 신세대와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콜떡, 쌀 떡볶이, 궁중 떡볶이, 화이트 떡볶이, 닭꼬치, 순대 오뎅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현재 전국에 15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 신떡 = 신화 F&B의 신떡은 ‘세상에서 가장 매운 떡볶이’를 표방한다. 주메뉴인 신떡이 ‘마약 떡볶이’라고 불리며 매운맛 신드롬의 중심에 섰다. 1999년 대구 신천시장에서 4평 남짓한 점포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에 12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매운 떡볶이라는 뜻의 신떡을 비롯해서 고추김밥, 눈물라면, 눈물우동 등 서브메뉴까지 온통 매운맛을 앞세우고 있고, 인테리어의 메인 색상도 매운맛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사용해 메뉴와 시설의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다.

‘길거리 간식’에서 ‘세계음식’으로

창업 아이템으로 떡볶이 전문점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창업비용이다. 떡볶이 전문점의 창업비용은 점포의 규모나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3㎡(10평)의 소형점포를 개설할 경우 점포구입비용을 제외하고 약 3000만~4000만원이 소요된다. 인테리어비, 주방설비비, 집기구입비, 가맹비 등이 자금내역이다. 월 평균 매출액은 1500만~2100만원을 예상할 수 있는데 여기서 재료비, 임차료, 인건비 등을 제하면 300만~600만원의 순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떡볶이 전문점은 10~30대 여성들이 주고객층을 형성하기 있기 때문에 학교 인근이나 학원 밀집지역, 젊은이들이 많은 대학가, 쇼핑센터 주변 등이 유력한 입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테이크아웃이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회사나 교회 등이 고루 분포돼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떡볶이 전문점의 매력은 남녀노소 모든 국민이 좋아하는 음식을 취급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개별 점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다수 국민이 어떤 상품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것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떡볶이 전문점의 주고객층이 10~30대의 여성고객들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 소비층은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상 가장 까다롭고 변덕이 심한 고객층에 속하기 때문에 ‘나의 고집’ 보다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유연하게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국내 떡볶이 전문점은 한차원 높은 도약을 위해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떡볶이가 일본의 스시나 이태리의 파스타처럼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한류음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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