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창밖' 가상과 현실의 통로를 찾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5.17 07:08
글자크기

[대한민국App스타]3월 으뜸앱 '오브제' 개발한 신의현 키위플 대표

↑신의현 키위플 대표는 "키위플을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대명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신의현 키위플 대표는 "키위플을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대명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저 건물에는 뭐가 있을까."

국내에서 개발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서비스 '오브제'(ovjet)는 이 궁금증에서 탄생했다. '오브제'의 산파인 신의현 키위플 대표(사진)는 2007년만해도 SK텔레텍을 거쳐 SK텔레시스에서 휴대폰 상품기획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퇴근길에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 하나는 그의 인생진로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버스를 타고 퇴근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들을 보면서 '저 건물에 뭐가 있는지를 알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번뜩 떠올랐죠." 신 대표는 곧바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사업기획안을 만들었고, 내친 김에 2건의 특허까지 출원했다. 남은 과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실력있는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신 대표도 학생시절에는 프로그램을 짜봤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선후배들을 통해 날고 긴다는 개발자들을 수소문했죠. 그리고 기획안을 들고 찾아가 삼고초려를 했죠. 그렇게 해서 7명이 모여 회사를 만들었죠. 월급은 전직장의 60%만 받지만 1명씩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했죠."
 
회사 설립 1년 만에 신 대표의 아이디어는 현실화됐다. 올해 초 증강현실앱 '오브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오브제'는 불어로 '피사체'라는 의미다.
 
"사실 사업기획안을 만들 때는 증강현실이 뭔지도 몰랐어요. 인터넷을 가상과 현실세상의 통로로 만들어보자는 콘셉트를 세우고, 이에 맞는 툴(기술)을 찾다가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을 접목한 겁니다."
 
증강현실은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실제 화면에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보여주는 첨단기술이다. '오브제'는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을 통해 100만여개에 달하는 건물과 상점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들끼리 의견도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까지 가미돼 있다.
 
'오브제'는 스마트폰시장과 더불어 완전히 '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증강현실'을 스마트폰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앱인데다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어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전파된 것이다. 이제는 SK텔레콤에서 판매하는 안드로이드폰에 기본 앱으로 탑재될 정도로 '오브제'는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 키위플이 개발한 증강현실앱 '오브제' ↑ 키위플이 개발한 증강현실앱 '오브제'
국내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로부터 투자제의도 잇따른다. 그러나 신 대표는 세간의 주목이 영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키위플을 지켜보는 시선이 많아지면서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감이 더 커진 탓이다. 밤 11시 이전에 퇴근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신 대표. 주말도 그에게는 그저 평일일 뿐이다.
 
어쨌거나 그는 연말까지 진화된 '오브제'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무료앱에서 출발했지만 수익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브제'에 모바일광고를 접목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에 이어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오브제'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관련된 사업아이디어를 구상한다는 신 대표는 "어디선가 프레온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다른 냉매기술을 사용하는 수천만원짜리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며 "회사를 설립할 때 '세상을 윤택하게 하는 새로운 것이나 없는 것을 만들어내자'라는 비전을 세운 만큼 '키위플'을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대명사로 키우고 싶다"며 가슴에 품은 꿈을 드러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