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대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인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국은 부실 가능성이 아직까지 낮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기준금리 금리 인상이라는 고강도 카드를 꺼내들기가 쉽지 않다는 고민이 깔린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2009년 가계대출은 금융위기가 속에서도 2008년보다 20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다른 나라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줄 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0.63%로 0.04%포인트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하락한 것도 가계 부채 우려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1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51%로 지난해 12월 0.42%보다 소폭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의 아직까지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 대출 연체율이 아직 절대적으로 낮다는 게 근거다. 최근 국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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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부는 여전히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고 출구전략의 핵심인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하면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면서 경기 회복에 찬물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중수 한은 총재도 가계대출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미시적인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 아래여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통상 은행들이 12월 부실 자산을 상각하거나 매각해 연 초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금리인상론에 대해선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LTV와 DTI 등의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밝혀 인식차를 보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LTV나 DTI 등의 주택담보대출을 다른 나라에 비해 선제적으로 도입해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가 금융기관 연쇄 부실이라는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