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기상 악화로 인양작업을 벌이던 선박 대부분이 피항해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던 사고해역에는 인양선박과 군 함정들이 모두 복귀해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몇 일전만 해도 갑판 위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인양업체 관계자들은 온데간데없었고 H자로 우뚝 솟은 크레인 지지대와 4가닥의 인양체인을 힘없이 바다 위로 길게 늘어뜨린 붐대 만이 덩그렇게 서 있었다.
삼아2200호와 함미 인양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작업바지선 '유성호'에서는 함수 쪽과는 달리 20여명의 인양업체 관계자들이 막바지 인양작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함미를 끌어올릴 50m가량의 인양체인 3개는 금방이라도 함체를 건져낼 기세로 바닷속으로 들어가 팽팽하게 고정돼 있었다.
해군 진해교육사령부 소속 한민수 대위는 "현재 세 번째 인양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며 "곧 체인 연결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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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미 침몰해역을 돌아 지도선이 다시 굉음과 함께 하얀 포말을 뿜어내며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는 환한 태양이 구름 사이로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고 시커멓기만 하던 바다는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거렸다.
돌아오는 길에 중화동포구 앞 해상을 보니 해병대원을 너댓명씩 태운 10여대의 고무보트가 사고해역 주변을 분주히 맴돌며 부유물 수색작업에 한창이었다. 한 대위는 "해병대원들은 부채꼴 모양으로 사고해역을 돌며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눈을 북쪽으로 돌리자 북한 땅인 장산곶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고 문득 '북한 땅이 저렇게 가까웠나'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한 대위는 "백령도에서 북한까지는 여객선으로 20∼30분 거리밖에 안 된다"며 "그만큼(거리가 가까운 만큼) 백령도 인근에서 복무 중인 군 장병들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군본부 김진영 소령은 작업 진척 상황을 묻자 "아마 해가 지기 전에 인양체인 결색 작업이 완료되고 내일이면 함미를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천안함 실종 장병들이 한시라도 빨리 따뜻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