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폴란드機 "경고 무시… 무리한 착륙"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04.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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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결함 가능성 배제못해 …블랙박스 회수 조사중

추락 폴란드機  "경고 무시… 무리한 착륙"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추락, 대통령 부부와 일행 전원이 사망하자 사고 원인 규명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조종사가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유력한 가운데 기체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사고기는 스몰렌스크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서 300m 가량 떨어진 숲의 나무에 부딪친 후 균형을 잃고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또 추락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 탑승자들이 탈출하거나 구조될 여유가 없었다.



러시아 측은 사고기가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스몰렌스크 공항 인근에 안개가 짙게 끼어 시계가 매우 나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사고기 조종사가 우회 경고를 무시했다며 이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관제탑에서 인근의 벨로루시 민스크 공항으로 우회하라고 수차례 지시했으나 사고기가 이를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항공기 노후 여부가 사고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사고기인 'Tu-154M'은 대통령 전용기인 폴란드 공군 101호기. Tu-154는 43년 전 소련에서 개발, 1968년 첫 비행을 했다. 첨단 장비를 갖춘 최신기종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사고기에는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내외와 중앙은행 총재, 폴란드군 참모총장, 외무차관, 야당 대표와 의회 의원들이 타고 있었다. 탑승자 96명 가운데 88명이 폴란드 정부의 공식 대표단이었다. 이런 비행기가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계제로의 상황에서 무리한 착륙을 시도했겠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항공기 운항기록을 담은 블랙박스를 발견했으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 조사가 끝나면 사고 정황과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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