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가족 "생존자들 입맞췄나?"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2010.04.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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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사건의 의혹해소를 위해 생존 장병 57명을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 모여있는 가족 전부의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7일 해군2함대 사령부의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삼삼오오 임시거처인 동원예비군 숙소에 모여 민군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발표와 최원일 천안함 함장(중령) 및 생존 장병 기자회견 중계를 지켜봤다.



숙소에서 TV중계를 지켜봤다는 한 실종자 가족은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미 입을 다 맞추고 나온 것 같다"면서 "그간 쌓였던 의혹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당국의 발표에 불신했던 태도에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다른 실종자 가족은 "민간인이 봐서 뭘 알겠냐"며 "함체 인양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알 것"이라 말해 사건 원인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사령부 안에 머물고 있는 가족에 따르면 가족 일부는 중계도중 숙소를 나가버렸고 어떤 이들은 답답한 마음에 사령부 밖으로 나와 타는 속을 달래기도 했다.



현재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나와 생활하고 있는 실종자 임재엽 하사의 친구 허웅씨는 "큰일을 겪고 나온 생존자를 보니 안쓰럽고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 중계를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한두 명이 그렇게(잘 못)된 것이 아니다"라며 "군사 기밀도 중요하지만 투명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군 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발표와 생존 장병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이날 천안함 침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22분경에 일어났으며 정상근무상황 중 외부 충격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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