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쾅 소리와 함께 함미 가라앉아"

김성현, 정진우 기자 2010.04.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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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생존자 증언] "외부 충격받은 것 같다, 내부 침수 없어"

생존자들 "쾅 소리와 함께 함미 가라앉아"


침몰된 천안함의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 함 내에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사고 원인이 외부 충격인 것 같다고 증언했다. 또 일부 생존자들은 '쾅'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와 보니 함미는 이미 가라앉고 없었다고 말했다.

천안함 생존자들은 7일 오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사고 직전까지 함 내엔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생존자 58명 중 57명이 참석했다.



천안함 작전관 박연수 대위는 "함 내 특이사항이 있었다면 당직사관은 나에게 즉시 보고됐을 것"이라며 "따로 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대원은 "침실에서 쿵 소리를 듣고 빠져 나오려고 했는데 이미 배가 기울고 있었다"며 "밖으로 나가보니 이미 함미는 가라앉고 없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침몰이 암초와 연관됐냐는 기자들 질문에 천안함 조타장은 "암초에 걸리게 되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모래 뻘의 경우 출렁출렁 거린다"며 "따라서 외부 충격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원들은 화약 냄새가 나거나 물기둥이 보였던 것 같이 특이한 건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하 2층에 있었던 한 대원은 "'쾅' 소리와 함께 몸이 붕 떴고 함정도 바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배에 물이 샜냐는 질문에 한 대원은 "주로 대원들이 물이 샌다고 말하는 건 온도차로 습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두고 오해하는 것이다"며 "그것을 물이 새는 걸로 오해하는데 외부에서 물이 스며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생존자들은 사고 직후 1시간동안 다른 대원 구조작업과 지속적인 지원요청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장교는 "구조세력이 오기 전까지 함장에게 지시를 받고 어느 방향으로 대원들을 이동시킬지 계속해서 수면에 닿는 곳을 관측했다"고 말했다.


한 대원은 휴대폰으로 함대사와 지속적으로 지원 요청을 했다. 인원과 상황 등 실시간으로 계속 보고했다. 생존자 중 부상 심하지 않은 대원들은 내부로 들어가서 다른 대원을 구조했다.

최원일 함장은 "아직도 실종자들이 제 옆에 있다고 느껴진다"며 "살아있다는 희망을 갖고 복귀신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최 함장은 사고 시각을 이튿날 9시25분으로 번복한 것과 관련 "사고 당시 책상에 앉아서 KNTDS 검색 중 모니터상에서 9시23분인 것을 확인했다"며 "매 시간 2번 기상을 보고하게 돼 있는데 정황과 기상보고 시각으로 미뤄 그렇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 번복을 했다고 하는데 내가 발표한 내용은 아니고 지질연구소, 위성통신 끊긴 시각 등 객관적 시각을 보고 그렇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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