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SUV의 원조 '스포티지R' 새얼굴로 탄생

광주=김보형 기자 2010.04.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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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낮은 전고로 역동성 살리고 램프로 디자인 포인트 안전 및 편의장치도 기본

[시승기]SUV의 원조 '스포티지R' 새얼굴로 탄생


지금은 세단형 승용차와 함께 주요 차종으로 꼽히는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원조는 누굴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인 토요타 '라브4' 나 혼다 'CR-V'를 떠올리기 쉽지만 진짜 원조는 1993년 출시된 기아자동차 '스포티지'다.

기아차는 1991년 10월 열린 제29회 동경모터쇼에 지프형 승용차인 '스포티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당시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스포티지를 보고 새로운 자동차 시장이 열렸다면서 크게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토요타는 1994년 라브4를 출시했고 혼다도 1995년 'CR-V'를 내놓으면서 SUV 시장이 열렸다.



SUV의 원조인 스포티지가 3세대 모델인 스포티지R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번엔 SUV를 넘어 승용차와 SUV의 장점만을 결합한 크로스오버차(CUV)다.

30일 기아차 광주2공장에서 만난 스포티지R은 날렵하면서도 볼륨감을 자랑했다. 기존 스포티지에 비해 길이와 폭은 각각 90㎜와 35㎜ 넓어졌지만 높이는 60mm나 낮아져서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현대차 투싼ix와 비교해도 20mm 낮다.



전면부는 이제는 기아차의 상징이 된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이 극대화돼 강인한 인상이고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전고후저의 루프라인은 역동미와 세련미를 동시에 담았다.

스포티지R의 디자인 포인트는 램프다. 헤드램프에는 준대형세단 K7에 적용된 LED 라이트 가이드가 커다란 눈의 속눈썹처럼 자리 잡고 있다. 코너주행시 주행 방향에 따라 빛을 밝혀 안전운전을 돕는 코너링 램프도 적용됐다. 후면에도 범퍼와의 일체감을 강조한 분리형 턴 시그널 램프와 볼륨감 있는 리어콤비램프를 적용해 개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오디오 조작 패널과 에어컨 공조 스위치를 상하로 분리한 2단 센터페시아가 눈에 띈다. 버튼이 달려 있는 면이 45도쯤 기울어져 사용이 쉬울 뿐 아니라 에어컨과 엔터테인먼트 작동을 구분해 할 수 있어 좋았다.


기어봉은 최근 트렌드를 따라 길이를 줄였는데 가죽으로 감싼 부츠타입을 채택해 한 층 고급스러웠다. 시트 디자인에도 신경을 써 시승한 오렌지 패키지의 경우 검정색 가죽시트에 오렌지색 실로 스티치를 넣어 스타일을 강조했다.

시동을 걸어봤다. 창문을 닫고 있으면 가솔린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조용하다. 이날 시승코스는 기아차 광주공장을 출발해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돌아오는 길이다.

[시승기]SUV의 원조 '스포티지R' 새얼굴로 탄생
오르간 타입의 가속 페달을 밟자 막힘 '웅' 하는 소리와 함께 막힘없이 속도계가 올라간다. 100Km/h 안팎에서의 주행성능은 흠잡을 데가 없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도 9.6초로 SUV차로는 가속성도 훌륭한 편이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0.0kg·m로 수입차를 포함한 소형 SUV가운데 최고다.

150km/h를 넘어가면서부터 약간의 풍절음이 나지만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다. 독일 삭스사의 서스펜션(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은 단단한 편이고 도로 상태에 따라 댐퍼(완충장치)를 최적화한 진폭감응형 댐퍼를 채용해 과속방지턱이나 코너주행시에도 탄탄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 엔진과 변속기 등을 알아서 조절해 연비를 높여주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경제운전 기능)도 있어 15.6km/ℓ(디젤 2륜구동)에 이르는 연비를 6%이상 끌어올릴 수도 있다.

구불구불한 길이 많았던 백수해안도로에서는 전 트림에 기본 장착된 VDC(차체자세제어장치)가 큰 역할을 했다. 스포티지R에는 VDC외에도 사고 발생시 운전자의 목과 머리를 보호해주는 액티브 헤드레스트와 운전석 및 조수석 에어백도 모든 모델에 탑재했다.

가격은 디젤 2륜 모델이 1990만~2820만원, 디젤 4륜 모델이 2170만~3000만원, 가솔린 모델이 1855만~2515만원으로 기존 스포티지 보다 100만원 안팎 올랐다. 하지만 30마력 이상의 엔진 성능향상에 VDC와 에어백 등의 안전사양이 기본으로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인상폭은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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