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어디서 만들었나?
천안함은 지난 1989년 코리아타코마에서 건조, 해군에 인도됐다. 코리아타코마는 지난 1972년 미국 함정 전문 조선사 타코마와 기술제휴를 통해 출범한 함정건조 전문업체다.
◇조선업계, 피로파괴설 가능은 하지만…
천안함이 건조된 지 22년이나 지났다는 점에서 노후화 따른 가능성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해운업체들은 통상 20년을 주기로 선박을 교체한다. 선박 노후화로 인한 수리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상선 운항을 통해 타산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피로파괴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통상 특수한 후판을 사용하며 내부 격벽 구조도 상선과는 판이하게 다른 군함의 선령을 일반 상선과 같은 기준으로 산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 침몰한 천안함의 길이가 100m에도 미치지 못해 초대형 선박과 같은 응력이 발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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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건조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의 희박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미 타코마는 항공모함 건조경력까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 방산업체다. 이와 제휴한 코리아타코마 역시 국내서 현재까지 운영되는 고속정의 대부분과 초계함 일부를 건조, 국내 해군력 증강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특히 천안함이 건조된 1989년은 국내 선박 건조기술이 세계 수준으로 올라선 상황이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천안함 건조 당시 국내 선박 건조능력은 분명 일정 수준에 올라 있었다"며 "타코마가 함정의 정점인 항공모함 설계기술까지 보유하고 있었음을 감안할 때 선박 노후화나 품질에 대한 논란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로파괴설 어디서 출발했나?
피로파괴설이 최초 부각된 것은 지난 30일 KDN자주국방네트워크 사이트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에 대한 조선업계 반응을 본보가 최초 보도("천안함 그냥 갈라져?" 용접부 파손說 가능성은(2010.03.30))하면서부터다.
스스로 선박설계경험이 있다고 밝힌 이 네티즌은 "실종자 수색이 끝나고 후미선체가 인양돼야만 밝혀질 사항"이라고 전제한 후 "선미가 선체 자체의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절개돼 해저에 가라앉은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내놨다.
여러 개의 대형 블록(선박을 구성하는 철 구조물)을 용접해 만든 함정이 노후되면서 함미 블록의 용접부가 떨어져나갔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 피격설이나 내부 폭발설 등과 달리 선박이 '구조적인' 이유로 침몰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침몰 선체를 보지 않고는 사고의 원인을 절대 확언할 수 없다"고 전제한 후 "용접부 파손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대 300m가 넘는 큰 배들은 높은 물마루(파도의 가장 높은 부분)에 올라앉는 경우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이 없어도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절단면이 깨끗하게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
실제 지난 2007년 러시아 국적의 초대형 유조선이 흑해 주변에서 침몰, 중유 4800톤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선박은 우크라이나 케르치 해협에서 8m가 넘는 파도와 폭풍에 휩쓸리면서 둘로 쪼개져 그대로 침몰했다.
천안함과 같이 함미 부분에 포탄 등 무거운 화물이 적재됐을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