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그냥 갈라져?" 용접부 파손說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우경희 기자 2010.03.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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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 등 제기..조선업계 "선체 구조 정확히 모르면 예측 불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에 대한 가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함정이 내ㆍ외부 폭발이 아닌 용접부 파손으로 인해 절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선제 구조나 침몰 당시 환경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논란은 30일 KDN자주국방네트워크 사이트에 'dlcjddk'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이 올린 글로 촉발됐다.



스스로 선박설계경험이 있다고 밝힌 그는 이 사이트 커뮤니티를 통해 "실종자 수색이 끝나고 후미선체가 인양돼야만 밝혀질 사항"이라고 전제한 후 "선미가 선체 자체의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절개돼 해저에 가라앉은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내놨다.

여러 개의 대형 블록(선박을 구성하는 철구조물)이 용접돼 만들어진 함정이 노후되면서 함미 블록의 용접부가 떨어져 선박 분리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주를 이뤘던 어뢰나 기뢰로 인한 외부 피격설이나 내부 폭발설 등과 달리 선박 자체의 '구조적인' 이유로 침몰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누리꾼은 △익사 승조원이 발견 되지 않는 점 △기뢰에 맞았다면 선체가 훼손되고 해상부유물이 상당히 부유했을 것이라는 점 △경어뢰를 맞았다 해도 1~2분 내 침몰은 어렵다는 점 △천안함 후미 블록이 너덜너덜 하지 않다는 점 △연료 및 오일의 누설이 적다는 점 △기관실+상부연돌(funnel) 이 통째로 선미 블록과 함께 수장 됐다는 점 등을 블록 용접부 절단설의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러시아 국적의 초대형 유조선이 흑해 주변에서 침몰, 중유 4800톤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선박은 우크라이나 케르치 해협에서 8m가 넘는 파도와 폭풍에 휩쓸리면서 둘로 쪼개져 그대로 침몰했다.


글이 올라온 후 곧 수십명의 누리꾼들이 덧 글을 올리는 등 격론이 벌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천안함 선체를 보지 않고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절대 확언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다만 실제로 최대 300m가 넘는 큰 배들은 높은 파고로 인해 물마루(파도의 가장 높은 부분)에 순간적으로 올라앉게 되면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절단면이 깨끗하게 찢어질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함미 부분에 포탄 등 무거운 화물이 적재됐을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80년대에 취역한 천안함의 경우 최근 건조되는 선박에 비해 용접부(Seam)의 접합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용접부 절단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침몰한 천안함의 길이가 100m에도 미치지 못해 초대형 선박과 같은 응력이 발생하기 힘들고,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 높은 파도도 관측되지 않았다. 함정에 사용되는 후판은 일반 상선용에 비해 강도가 강할 수 있고, 함정의 내부 격벽이 상선에 비해 촘촘하게 설계되는 등 일반 선박과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하기도 어렵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보도 내용과 같이 사고 해역에서 암초 등에 걸려 배가 찢어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며 "정확한 사고의 원인은 선박이 인양된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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