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이양 성폭행 뒤 살해" 범행일체 자백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10.03.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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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6일 현장검증 실시 예정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가 피해자 이모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부산사상경찰서 수사본부는 15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김이 구체적인 범행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을 상대로 14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김은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 덕포동 슈퍼마켓에서 소주를 구입해 당산나무 근처에서 마신 뒤 일대를 배회했고 잠을 자다 눈을 떠보니 무당집 안 전기매트 위에 이양이 알몸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 또 "이양을 성폭행할 당시 소리를 지르는 것을 손으로 막으려다 (이양을)살해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은 시신 유기와 관련해 "시신을 처리할 장소를 찾던 중 맞은편 집에 파란색 보일러 물탱크가 보여 시신을 전기매트 가방에 넣어 옮겼다"고 말했다.

김은 시신을 꼼꼼히 숨기기 위해 물탱크 안에 가방을 넣고 맞은편 집 뒤뜰에 있던 시멘트를 고무대야에 넣어 물과 섞은 뒤 물탱크에 붓고 주변에 있던 타일과 이양의 옷이 든 비닐봉지를 함께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은 이양이 실종되던 날 살해와 시신 유기까지 모든 범행을 저질렀으며 범행 직후 버스를 타고 현장에서 달아나 다음날 오전 8시쯤부터 오후 1시까지 사상구와 부산진구 일대를 떠돌며 공중전화로 친구들에게 10여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은 이 과정에서 목포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 서모(30)씨에게 전화를 걸어 일자리를 줄 수 있느냐고 묻는 등 부산을 떠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사상구 일대의 빈집을 전전하며 경찰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이양 시신 유기 장소 주변에서 시멘트 가루가 묻은 목장갑과 김이 범행당시 입고 있던 검은색 후드점퍼를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김이 범행 일체를 자백함에 따라 16일 현장검증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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