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팬택 되찾을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10.03.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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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0% 스톡옵션… 주가 2배돼야 행사 가능

↑박병엽 팬택 부회장↑박병엽 팬택 부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기업개선작업중인 팬택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팬택은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박 부회장에게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1억640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평균 600원으로 액면가 대비 20% 할증된 수준이며, 신주를 발행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스톡옵션 규모만 984억원에 달한다.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주주들이 기업개선작업중인 기업의 CEO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 부회장 입장에선 이번 스톡옵션 부여는 팬택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91년 팬택을 설립해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던 주인공. 하지만 지난 2006년 팬택이 유동성 위기로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모든 기득권과 재산을 포기했다.

하지만 박 부회장의 스톡옵션 행사조건이 만만치가 않다.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에서 추정한 팬택의 현재 주당가치는 285원이며, 지난해말 한국채권평가에서 평가한 주당가치는 416억원이다.

박 부회장이 현실적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취득 금융 비용 및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팬택의 주당 가치가 800원 가량이 돼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에 비해 주당가치를 두배이상 끌어올려야하는 것이다.


"채권단과 주주들이 이번에 스톱옵션 부여를 결정한 것은 박 부회장에게 앞으로도 팬택의 안정적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달라는 의미의 숙제를 던진 것"이라고 팬택이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팬택은 기업개선작업 개시 이후 강력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10분기 연속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이같은 흑자경영은 기득권을 버리고 경영에 매진하고 있는 박 부회장의 리더십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팬택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지난 3년여 동안 주말이나 휴일 없이 일을 해왔다"며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여 매고 팬택계열의 성장에 기여해달라는 명령이자 간곡한 요청"이라고 말했다.

팬택을 흑자기업으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한 박 부회장이 앞으로 팬택의 지속적인 성장행진을 진두지휘, 팬택을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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