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정부 예상치, 위례 분양가 30~40% 올라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10.02.25 17:26
글자크기

당초 3.3㎡당 900만원에서 3.3㎡당 1200만원대

위례신도시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당초 정부 예상치보다 30∼40% 이상 높게 책정됐다. 지난 2006년 판교신도시, 2008년 광교신도시에 이어 위례신도시 분양가까지 최초 발표안보다 3.3㎡당 수백만원 뛰면서 정부의 엉터리 예측이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다음달 9일 사전예약을 시작하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는 3.3㎡당 1190만∼1280만원 선으로 추정됐다고 25일 밝혔다. A1-13블록 59㎡(전용면적) 이하 분양가는 3.3㎡당 1190만원, A1-16블록의 경우 59㎡ 이하 1250만원, 60~85㎡ 1280만원 등이다.



이는 강남 세곡, 서초 우면 등 지난해 10월 공급된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단지 분양가(3.3㎡당 평균 115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 2007년 정부가 발표한 위례신도시(당시 송파신도시) 예상 분양가인 3.3㎡당 900만원보다는 300만∼4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이처럼 위례신도시의 분양가가 오른 것은 우선 분양일정이 지연되면서 표준지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표준지가가 오르면 보상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신도시 조성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자재비 인상 등으로 기본형 건축비도 올랐다. 수도권과 연계되는 광역교통망 조성비용도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학교용지특례법이 개정돼 신도시내 초·중·고교 설립비용(용지비+건축비)을 공공사업자가 전액 부담하게 된 것도 분양가 상승 요인이다. 법 개정에 따라 신도시 조성원가는 평균 10%, 아파트 분양가는 평균 5% 정도 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토해양부는 위례신도시의 추정분양가가 당초 예상치나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단지보다는 높지만 주변 시세의 62∼65%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위례신도시 주변인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2179만원, 장지동의 경우 1870만원 수준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년간 위례신도시 분양만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사는 최모(35)씨는 "송파(위례)신도시를 개발한다고 발표한 지난 2005년부터 아파트 청약을 준비했는데 예상보다 분양가 너무 올라 당황스럽다"며 "정부는 분양가 1억원 올리면 그만 일지 몰라도 1년에 1000만원 모으기도 빠듯한 서민들은 눈물을 머금고 내집마련 꿈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엉터리 분양가 예측이 반복되면서 시장에선 정책 불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2기 신도시 분양가는 정부 발표치에 3.3㎡당 300만∼400만원을 더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계산법도 나왔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와 택지공급제도 변경 등을 통해 수도권 2기 신도시 중소형 분양가를 3.3㎡당 800만~1000만원으로 낮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판교신도시 중소형 분양가는 3.3㎡당 800만원선으로 예상했지만 최종 분양가는 120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광교신도시 역시 예상 분양가는 900만원선이었지만 실제 분양가는 1200만∼1300만원대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