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과학기지. 연구동과 본관동 등 10개동 2관측소를 갖추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은 만년빙으로 덮여 있는 거대한 남극대륙과 그 주변의 남빙양을 일컫는다. 남빙양은 남극조약 경계인 남위 60도 이남의 바다이다. 남극의 면적은 생각보다 넓다. 유럽이나 호주대륙보다 넓으며, 아프리카대륙의 반이 넘는다. 총 1350만㎢로서, 한반도의 62배에 달한다.
◇'극한(極寒)'의 땅, 남극
남극대륙 안쪽 고원지대에 있는 러시아 보스토크 기지에서는 1983년 7월 영하 89.6도가 관측됐다. 비공식적이지만 1997년에는 영하 91도를 기록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 기지는 평균온도가 영하 55.4도다.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가 보통 영하 18도 정도다.
↑ 빙산 앞으로 달리고 있는 고무보트. ⓒ극지연구소 제공
해안지방에서는 또 블리저드(blizzard)라는 강한 눈보라가 자주 분다. 눈보라가 심하면 수 미터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 블리저드는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간 지속된다. 이때는 안전한 곳에서 피해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방향감각을 잃고 같은 지역을 맴돌게 되는 환상방황(環狀彷徨)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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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전초기지 세종과학기지
혹독한 기후 탓에 남극에는 정주민이 없었다. 하지만 1940년대 이후에는 남극의 각종 자원을 연구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2월 17일 세종과학기지를 세웠다. 세종기지는 한국에서 약 1만7240 km 떨어져 있고 남극반도의 거의 끝인 남쉐틀란드군도 킹조지섬에 있다. 경위도상으로는 남위 62도 13분, 서경 58도 47분에 있다.
킹조지섬은 폭이 약 30km, 길이가 약 70km 정도이며, 섬의 95%가 일년 내내 두께 100m 정도의 얼음으로 덮여 있다. 온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섬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2.5도이며, 관측 최저기온이 영하 28.5도다. 연평균 풍속은 초속 7.6m이며, 최고풍속이 초속 52m를 기록했다.
세종기지는 국내법이 통용되는 주권지역으로서의 해외영역 확대,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으로서의 권한행사와 의무연구를 수행한다. 남극 과학연구와 조사 자료 축적 활동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제23차 월동연구대 대장 강성호 박사 등 17명이 상주하고 있다.
↑ 남극 펭귄. 남극에는 펭귄과 물개, 남극갈매기 등이 서식하고 있다. ⓒ극지연구소 제공
연구대원들은 일과 시간 이외에는 외부활동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으면 스키를 타기도 하고, 주변의 상봉우리에 오르기도 한다. 족구, 배구 등 운동을 하거나 헬스로 몸을 단련하는 대원도 있다. 바다가 잔잔한 날이면 고무보트를 타고 대구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눈보라가 심하면 모든 외부활동은 중단된다. 세종기지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펭귄마을이라고 부르는 펭귄의 군서지가 있다.
남극은 남반구여서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다. 낮과 밤 시간은 계절에 따라 차이가 크다. 겨울인 6월 21경의 밤이 제일 길어 해가 아침 9시 30분쯤에 뜨고 오후 2시 30분쯤에 진다. 반대로 12월 21일 경에는 낮이 제일 길다. 해가 밤 11시쯤에 지고 새벽 3시쯤에 뜬다. 한 밤중인 새벽 1시에도 조명 없이 신문을 볼 수 있다.
세종기지에 가려면 한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을 경유해 칠레의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공군기로 킹조지섬의 칠레공항을 간 뒤에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세종기지에 닿을 수 있다. 통상 사흘이 걸린다. 기상이나 현지 상황에 따라 그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