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갈아탈까" 새 기준에 고객들 고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1.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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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5~4%선 전망… 향후 금리 높아질 수도

"그냥 갈까" vs "갈아탈까"

다음 달 첫 선을 보일 주택담보대출의 새 기준금리를 두고 고객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하는 변동형 대출을 받고 있는 고객들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금리가 어느 선으로 결정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새 기준금리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재원 조달 비용을 반영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형태로 매달 공시될 예정이다.



금융계에선 연 3.5∼4%선에서 기준 금리가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 은행이 붙이는 스프레드는 차이가 있겠지만, 시행 초기라 은행들이 종전 CD 연동에 비해 대폭 낮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고객들은 우선 새로 마련된 기준금리가 기존보다 낮다면 갈아탈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회사원 김 모 씨는 "대출금 이자 부담이 금리 변동에 따라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며 "새로운 금리 기준이 CD기준보다 낮다면 갈아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객들에게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갈아탈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당장은 새로운 금리가 낮게 설정된다 해도 앞으로 CD금리 보다 오를 수 있어서다. 새로운 금리 체계에 우려를 나타낸 고객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들이 자체 조달비용을 높게 나타낼 경우 앞으로 금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서다.

신한은행의 한 고객은 "은행들이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은행이 조달비용을 높여서 정한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예전 금리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CD금리가 낮을 때 대출받은 고객들은 갈아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새로운 금리로 갈아타게 되면 예전에 받았던 저금리 프리미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고객들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데 새로운 금리로 갈아탈지에 대한 고민이 엿 보인다"며 "3∼4년 전에 낮은 금리로 대출 받은 고객들은 그냥 현 금리에 만족할 것이지만 최근에 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고객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을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대출 금리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것에도 의의를 뒀다. 획일적인 금리체계를 벗어나 장기적으론 고객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CD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고, 시세금리와 달라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새로 도입된 금리 체계는 자금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함으로써 합리적인 금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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