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가산금리' 인하 본격화 되나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9.12.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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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산금리 공시 추진..기업은행 파격 인하도 영향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가 떨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해당 금리를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때문이다. 은행권 경쟁을 통해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기업은행 (14,240원 ▲150 +1.06%)이 가계 대출에 파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키로 한 터라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가산금리 공개해 인하 유도= 금융당국 관계자는 29일 "불합리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바로잡기 위해 은행권 관련 대출의 조달 비용과 가산금리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할 때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는다. 여기에 조달비용과 고객신용도, 영업이윤 등을 감안해 가산금리를 붙이는 구조다.



하지만 CD금리가 은행권 평균 조달 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당국은 기준금리를 CD에서 실질 조달 금리로 바꾸기로 한 바 있다. CD금리는 떨어지는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된 탓이다.

당국은 나아가 가산금리 수준을 공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은행연합회를 통해 은행별 평균 가산금리는 물론 고객의 거래실적, 신용상태 등에 따라 가산금리 적용 수준을 공시토록 하는 식이다.

이러면 대출자들은 은행 창구를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적용 수준을 은행별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선택권이 그 만큼 넓어지고 은행권 경쟁도 일어나 자연스럽게 금리 인하가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가산금리 인하 본격화될까= 당국의 가산금리 공시 추진과 함께 기업은행의 움직임도 시중은행들에 부담이 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키로 한 탓이다.

기업은행이 대출 고객에게 물리는 가산금리는 현재 약 3.05%포인트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는 2.55%포인트 수준으로 떨어진다. 결국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5%대 후반에서 5%대 중반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이는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기습적인 조치가 은행권 금리 인하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은 정부의 움직임과 기업은행의 가산금리 인하 내용을 면밀히 살피며 금리 인하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큰 은행들은 금리를 낮추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당국의 압박과 은행 간 경쟁을 고려할 때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당장 가산금리를 낮출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이다. 내년 1월 은행연합회가 발표할 주택담보대출의 새 기준금리를 지켜본 뒤 인하 폭 등 구체적인 기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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