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자역사가 뜬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09.12.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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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창동·노량진 민자역사 주목

서울의 주요 철도역이 민간자본을 유치해 초대형 쇼핑·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그동안의 낡은 시설과 비좁은 공간이 주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쇼핑·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춘 새로운 지역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민자역사는 '국유철도의 운영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한국철도공사(KORAIL)와 민간이 공동 출자, 낡은 역사를 신축하고 한국철도공사가 건물 일부를 역무시설로 사용하는 사업이다. 민간 기업은 나머지를 상업시설로 개발 운영한다.



서울의 경우 청량리와 노량진, 창동 민자역사사업이 한창이다. 동대문구 청량리역에 짓는 청량리민자역사와 도봉구 창동역의 창동 민자역사는 2010년, 동작구 노량진동의 노량진 민자역사는 2012년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청량리 민자역사=동대문구 전농동 588-1번지 일대에 지어지는 청량리 민자역사는 역무시설과 함께 백화점, 대형할인점,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로 꾸며진다. 총사업비 39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면적은 서울역 신역사의 1.8배에 달한다.



"서울 민자역사가 뜬다"


청량리는 새로 생기는 민자역사뿐 아니라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돼 있어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주변 지역이 정비된다. 아직 개발이 끝나지 않아 지저분하고 복잡하지만 업계에서는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 조성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집창촌 건물이 하나 둘 헐려 나가고 있다. 길이 226m, 폭 8m의 2차로인 청량리역4길은 내년 초 작업이 끝나면 폭 32m(8차로)로 넓어진다. 내년 8월이면 새로 문을 여는 청량리 민자역사의 진입로 역할을 하게 된다.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 사업은 전농동 625~588번지 37만844㎡(약 11만2400평)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개발이 끝나면 호텔·판매·업무·주거 복합기능을 갖춘 54층(약 200m)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 1개 동과 30~44층 높이 건물 5개 동이 들어선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인근의 철도기지창을 지하화하고 상부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있다.

기지창 일대가 지하화 되고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면 어지럽고 지저분하던 이 일대가 주민들이 찾는 쾌적한 명소로 거듭나게 된다. 구 관계자들은 지역 주민, 인근 상인, 해당 관공서 등에서 모두 기지창 공원화 사업을 반기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동 민자역사= 창동이 위치한 도봉구는 강북구, 노원구와 더불어 서울에서도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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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3개구만 해도 135만 가구가 넘는 인구 규모에 의정부와 동두천 일대까지 합하면 23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배후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기 북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교통과 물류의 관문이기도 하다.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건립되는 창동역사에는 멀티플렉스영화관, 주민참여 광장 등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시설들이 자리 잡는다. 2010년 하반기까지 공사를 끝내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창동역에 짓는 민자역사 '투비스타'의 상가가 최대 30년까지 장기임대로 분양돼 주목받고 있다. 지하 2층~지상 8층이며 연면적은 8만6952㎡로 초대형 규모다.

지상 1, 2층은 지하철역사로 사용하며 7, 8층에는 롯데시네마 영화관 9개관이 들어올 예정이다. 3층에는 패션잡화, 수입잡화, 귀금속 상가가, 4층에는 남녀 의류상가가 각각 입점할 예정이다. 5층은 브랜드아웃렛으로, 6층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파는 전자상가로 구성된다.

◇노량진 민자역사=지난해 12월 착공, 2012년 완공 예정인 노량진민자역사는 지하2층, 지상17층 규모로 3만8650㎡의 대지에 연면적 12만2018㎡ 규모로 건설된다. 노량진 수산시장 관문이란 지역적 특성을 살려 건물 전체 디자인이 거대한 배 모양으로 설계된다.



상업시설 주변에는 노들길·올림픽대로와 노량진민자역사 3·4층 직접 연결,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노량진~여의도 고가도로 신설, 경전철 서부선, 모노레일 개통, 노량진·흑석·신길 뉴타운 등이 있다.

노량진민자역사주식회사는 해외유명 아울렛브랜드 '더 큐(the Q)' 백화점과 카페테리아가 들어설 5~6층을 수로를 통해 곤돌라를 타고 쇼핑이 가능하도록 구성하고 400여 개의 해외 유명브랜드 매장을 유치할 계획이다.

교통인프라에 현대적 역사와 쇼핑시설을 결합한 민자역사 상권은 언제나 주목 대상이다. 교통 여건이 뛰어난 민자역사 내 상가 투자의 최대 이점은 자연스러운 유동인구 흡입이다. 다만 일반적인 소유권 등기 분양 형태가 아닌 장기임대차계약이며, 계약 연장권을 갖고 있다.



취득세, 등록세 등의 세제적 부담이 없는 데다 등기 분양보다 공급가격이 낮아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민자역사는 계약 기간 후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중도에 임차계약 해지 등이 쉽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다.

또 같은 역사 내에서도 상가의 위치나, 아이템, 운영 능력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때 고객의 접근성과 유동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무리 유망지역의 민자역사 상가라고 모두 투자가치가 높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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