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전 세계 타워크레인의 절반이 모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상전벽해처럼 변하던 두바이는 주거·상업·업무시설 공급 증가에 따른 부동산 버블 논란과 금융위기 여파로 몰락이 시작됐다.
금융위기를 전후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대부분 공사 계약이 끝났으며 최근 급성장한 아부다비로 전력을 집중해 왔다. 올 초 현대건설이 UAE지사를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옮기는 등 주력시장은 이미 아부다비로 바뀐 상황이다.
삼성물산도 하이라이징(초고층)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두바이의 몰락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건설을 추진 중인 1000m 높이의 킹덤타워 공사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두바이월드 및 자회사인 나킬로부터 공사를 수주했거나 땅을 직접 매입해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건설사들은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공사대금을 받았거나 지난해부터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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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팜제벨알리 교량공사의 경우 기성으로 공사대금을 받아 피해는 크지 않고 중단됐던 공사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터프론트 운하도 6개 공구 중 3개 공구의 공사가 끝나 공사대금을 다 받은 상황이다.
반도건설, 신성건설, 현진 등과 같이 직접 땅을 사 개발사업을 진행한 건설사들도 공사가 완공시점이거나 금융위기 이후 땅을 매각하는 등 발을 뺀 지 오래다.
앞으로도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두바이보다는 유가 상승으로 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는 아부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지역의 공사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1분기에 예정된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공사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얌부정유공장, 아랍에미리트의 샤 가스전 등 3개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