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사흘째 뒷걸음, 유럽 '긴축' 첫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11.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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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0.1%↓… 델 실적 부진, 달러강세에 투심 위축

뉴욕 증시가 사흘째 뒷걸음쳤다.
델 컴퓨터의 부진한 실적과 유럽 지역 출구전략 가시화, 이로 인한 달러 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4.28포인트(0.14%) 하락한 1만318.16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3.52포인트(0.32%) 내려선 1091.38, 나스닥 지수 역시 10.78포인트(0.50%) 내려선 2146.04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주초 상승세 덕에 한주간 0.5%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S&P500지수는 0.2%, 나스닥 지수는 1% 내려 앉았다.

지난 2주간 강한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피로감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장 초반부터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경제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전날 장마감후 발표된 델컴퓨터의 부진한 실적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날 통화긴축 방침을 명확히 밝힌데 이어 ECB가 대출담보 조건을 강화하는 긴축정책을 발표함에 따라 글로벌 '출구전략'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이로 인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품가격 하락과 증시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마감을 앞두고 한때 다우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휴일을 앞두고 매수세가 뒤따르지 못해 결국 약세로 장을 마쳤다.


◇ 델-호튼, 실적 부진 하락주도

컴퓨터 제조업체 델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증시 약세를 주도했다.
델은 전날 장 마감후 3분기 순이익이 3억3700만달러, 주당 17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54% 줄어든 것이다.
매출액도 지난해 3분기 152억달러에서 129억달러로 감소했다.



톰슨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델 컴퓨터가 132억달러 매출에 주당 28센트 순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델은 데스크톱 PC판매가 26% 줄어드는 등 컴퓨터 판매 부진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택건설업체인 DR 호튼은 4회계분기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15% 폭락했다. 호튼은 주택시장 경기가 당분간 호전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관련주도 부진했다.

◇ ECB 통화긴축 시작...트리셰 발언 직후

유럽 중앙은행(ECB)이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통화긴축에 나섰다.



ECB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은행들에 대한 자금 대출시 담보로 잡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적격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내년 3월1일 이후 대출차환 담보를 위해 신규 발행되는 ABS는 최소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자산 평가를 받도록 했다. 2개의 등급 가운데 낮은 등급을 기준으로 담보 적격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1곳으로부터만 평가를 받으면 됐다.
ECB는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금융권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담보 조건을 완화한바 있다.



담보 기준이 다시 강화되면 기존 대출의 차환 규모가 줄어들어 통화 환수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앞서 장 클로드 트리셰 ECB총재는 이날 오전 프랑크 푸르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수준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통화 긴축 선회를 시사한 바 있다.
트리셰는 "은행들이 ECB가 공급하는 저금리 자금에 중독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은행들이 스스로 두 발로 설 수있는 자구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 달러 강세, 유가 하락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54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4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486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97%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0.04% 하락한 88.93엔의 보합권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양상을 띠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달러가치를 밀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74센트(1%) 떨어진 76.72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한주간 0.5%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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