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내 국민 대다수 신종플루 감염"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11.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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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신종플루백신 개발한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 인터뷰

"1,2년내 국민 대다수 신종플루 감염"


국내 독감바이러스 백신 개발 분야의 전문가 서상희(44, 사진)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교수가 "현재 한국은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대유행(pandemic)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1~2년 내에는 국민 대다수가 신종플루에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 서 교수는 "최근 신종플루의 확산은 지난 독감 대유행 패턴을 따르고 있다"며 "앞으로는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 발견 즉시 가능한 치료체계 구축과 고위험군 환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생존력과 인체 친화성이 강한 바이러스다. 또 일반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가 상부기도(비강에서 인두까지)의 염증을 유발하는 반면,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곧바로 폐에 전염이 가능하다.

서 교수는 "신종플루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매우 강한데다 면역체계 부재로 바이러스의 양마저 많다"며 "이제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겠다는 생각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개개인은 평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 신종플루에 감염되더라도 빨리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하며 보건당국은 확산방지보단 고위험군 환자를 철저히 분류·관리하는 것이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1988년 대구 경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 1997년 미 텍사스 A&M 대학에서 수의병리학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이후 미네소타대학, 세인트주드 소아병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02년 충남대 조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5월 서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신종플루 백신을 개발해 일양약품 (13,540원 ▲420 +3.20%)과 기술 이전협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백신 개발력을 입증했으며 지난달에는 웅진코웨이 (64,000원 ▼5,400 -7.78%)와 손잡고 신종플루 차단 공기필터를 보급했다.

다음은 서 교수와 일문일답.


- 최근 신종플루 확산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은?
▶지금 신종플루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은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전의 스페인 독감, 홍콩 독감도 북반구 기준 4~6월에 퍼지기 시작해 겨울철에 대유행을 했다. 신종플루 역시 4월말경 퍼지기 시작했으니 지금은 대유행의 초기단계다.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되면 1~2년 내 국민 대다수가 감염된다고 보면 된다. 3년쯤 뒤 대유행을 거치고 나면 기존 H1N1형의 계절성 독감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계절성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계절성 바이러스보다 위험한 이유가 있다면?
▶실험결과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24℃에서 2주 이상 생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만큼 생존력이 강하고 인체친화적인 특성 때문에 사람이 감염되기 쉽다. 때문에 백신 개발 당시 배양용 유정란에서 백신이 자라지 않아 애를 먹었고 개발이 늦어진 것이다.

또, 계절성 독감 바이러스는 상부기도에 감염된다. 계절성 독감으로 폐렴이 생기기위해서는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죽이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고 그것이 폐로 전이돼야한다. 하지만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염증 발생 단계 없이 바로 폐에 감염된다. 때문에 미처 손을 쓰기 전에 폐렴으로 위험할 수 있다.

- 그런데도 정작 치명률은 계절성 독감보다 낮다고 하는데
▶치명률을 계산하는 것에는 허수가 존재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신종플루와 달리 계절성 독감은 심각한 상황이 아닌 이상 병원에 가지 않고 가택치료를 한다. 때문에 계절성 독감은 전체 감염자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치명률이 아니라 사망자 수를 보는 것이다. 신종플루는 계절성 독감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50배가량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 앞으로 국민들과 보건당국이 취해야 할 자세는?
▶'신종플루에 안 걸릴 것이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다. 당연한 질병으로 받아들이고 평소 신체건강을 유지해 면역체계를 빨리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감염됐을 때 제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신종플루 확진에 집착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것은 무의미하다. 바이러스 검진은 연구실에서도 오류가 많이 난다. 병원에서 신종플루 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고 온 사람도 실제로는 양성인 경우도 있다. 신종플루 확진검사에 15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그 비용으로 백신 생산과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백신의 접종순서도 잘못됐다. 현재 백신이 많이 부족한 상황인데 '신종플루 전파를 막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우선 접종을 하고 있지 않나. 이미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임산부, 영유아, 고령자, 호흡기 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정확히 추려 2~3회 투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오늘 '고양이도 신종플루에 감염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반려동물까지 전염돼 퍼진다면 위험한 것 아닌가?
▶고양이가 사람에게 신종플루를 전파하려면 먼저 같은 종끼리 전염이 돼야한다. 그러나 고영이가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옮긴다는 사실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다. 한 개체에서 멈출 것이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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