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금융, 3분기 엇갈린 실적

권화순 기자, 도병욱 기자 2009.10.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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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 (80,100원 ▼900 -1.11%)지주와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 표정은 엇갈렸다. 우리금융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높은 순익을 거뒀지만 KB금융은 소폭 개선에 그쳐 '리딩뱅크'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순이자마진(NIM)이 주요 원인이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지방은행이 높은 NIM을 기록해 이자자익이 많이 났다. 반면 KB금융은 금융지주 사 중 가장 작은 폭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향후 추가 부실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것도 실적 부진 요인이다.



◇님(NIM)에 울고 웃고= 우리금융은 3분기 48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금융지주사 중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분기 보다 116.8% 증가한 규모다. 반면 KB금융은 173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9.4% 줄었고, 전분기 대비로는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도 갈렸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4110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140% 증가했지만, 국민은행은 2312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1.5% 밖에 늘지 않았다.



두 지주사의 실적 가운데 두드러진 차이는 순이자마진(NIM). 우리금융의 NIM은 2분기 1.75%에서 3분기 1.94%로 0.19%포인트 개선됐다.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0.3%가량 상승한 게 힘이 됐다.

반면 KB금융의 주력 계열사 국민은행의 NIM은 2.16%에서 2.20%로 0.04%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갑 부사장은 "롱포지션(6개월 이상 연동형 대출)이 많다보니 NIM 회복 속도가 다른 은행에 비해 느리다"면서 "하지만 4분기에는 2.5%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이자이익 증가폭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금융 이자이익은 1조 3130억원에서 1조 4110억원으로 7.5% 증가했지만 KB금융의 경우 1조 4469억원에서 1조 4761억원으로 2%만 늘었다.


◇충당금, 전산센터매각 등 일회성 요인도 = 대손충당금 전입액 차이도 실적을 갈라놓은 요인 중 하나였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 충당금을 3878억원 쌓았으나 3분기 충당금은 312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KB금융의 충당금은 같은 기간 5562억원에서 5524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3분기 누적 충당금은 93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9% 증가했다. 연말 부실채권(NPL) 비율을 1%로 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3분기에 400억원을 쌓았다는 것이 KB금융의 설명이다.

이밖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잠실전산센터를 매각으로 세전 1383억원(세후 1048억원)을 챙겨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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