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회사채 막히자 단기CP로 급선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10.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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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위험 부각탓…자금 조달 고육책

금호타이어 (4,480원 0.00%)가 1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자 1개월짜리 단기 기업어음(CP)을 찍어 자금 조달에 나섰다. '고육지책'을 쓸 정도로 투자자들이 금호타이어의 채무 상환 능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22일 채권시장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주 1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1000억원을 금리 8.80%로 발행하려 했으나 이를 포기했다.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수요를 타진한 결과, 투자하려는 곳이 적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대신 1개월짜리 CP를 8.1~8.2% 금리로 오는 28일 발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금호타이어의 장기 자금 조달 창구가 막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7월14일에 회사채(7회차) 1100억원을 발행한 후 현재까지 채권 발행을 멈췄다. 반면 지난해 기업어음을 1106억원 발행해 단기성 자금의 비중이 높았다.



그나마 금호타이어는 당시 회사채 발행 주관사였던 KB투자증권과 원리금 지급 완료시점인 내년 7월14일까지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유지하고 타인에 지급 보증을 서거나 담보제공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조항(커버넌트)'을 맺었다.

이는 회사채 발행을 맡은 주관회사가 금호타이어의 원금 상환 능력을 부정적으로 보고 투자자의 원리금 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달리 말해 지난해부터 금호타이어의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았던 것이다.

수익성과 재무상태 악화로 금호타이어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달 말에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금호타이어는 수요 침체와 가동률 저하로 영업손실 1042억원(6월말 기준)을 기록하는 부진한 성과를 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지원 등으로 부채비율이 지난 2005년 128%에서 354%로 수직 상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붙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원활히 발행되만 무보증 회사채는 대우건설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사실상 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호타이어 CP는 지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있으면 그 만큼만 요청해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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