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투표 무효 "다시 한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9.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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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위 표차 무효표 논란 내서 근소, 결선후보 못 가려

15일 치러진 금속노조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지부 제3대 임원선거가 무효표 논란 끝에 전면 재 실시된다.

비록 무효화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투쟁보다는 실용을 중요시하는 '실리파' 후보들의 선전이 두드러져 조합원들의 최종선택이 주목된다.



16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개표를 마쳤으나 판매위원회 쪽 한 투표함에서 투표자 명부 숫자보다 백지투표지 1장이 더 나와 논란을 빚었다. 이 때문에 이 투표함의 227표에 대한 집계 여부가 문제가 됐다.

잠정 집계 1위는 1만2717표(31.1%)를 얻은 기호1번 '전진하는현장노동자회' 소속 이경훈 후보가 차지해 결선진출이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2위인 기호3번 '민주현장'(현 금속노조 정갑득 집행부와 같은 조직) 권오일 후보(1만978표, 26.9%)와 3위 기호2번 '현장연대'(금속노조 비판기조가 강함) 홍성봉 후보(1만892표, 26.6%)가 불과 86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무효표 처리 여부가 결선 진출의 관건이 됐다.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기호4번 '민주노동자회' 김홍규 후보(5929표, 14.5%)는 4위를 차지했다. 기호 1번과 2번은 온건성향의 실리파, 3, 4번은 강경 투쟁파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이후 선거일정을 협의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재선거를 실시하고 오는 18일 예정됐던 결선투표도 미뤄지게 됐다.


이번 선거는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이자 노동계의 상징적 조직인 현대차 노조가 민주노총과 어떤 관계를 맺어갈 것인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현대차 노조는 완성차지부를 전국 공장별로 각 해당 지역지부로 편재하는 방안 등을 놓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그동안 금속노조의 지시가 현장 조합원들의 요구와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아 어느 때보다 상급단체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은 분위기다.



어느 집행부가 선출되더라도 금속노조, 민주노총과의 관계변화가 불가피하지만 특히 실리 중심의 후보가 당선된다면 금속노조의 정치투쟁은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전날 끝난 투표에서는 전체 유권자 3만8198명 중 3만4568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90.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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