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안 제출' 쌍용차, 투자자 찾기 관건

박종진·김보형 기자 2009.09.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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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차등감자·채권변제 계획 등 담겨 "인수 관심있는 기업 있다"

쌍용자동차 (5,500원 ▼150 -2.65%)가 15일 서울중앙지법(고영한 수석부장판사)에 주식 감자 및 채권 변제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법정관리 기업으로서 핵심 절차를 마치고 법원과 채권단의 인가를 기다리게 됐다. 남은 과제는 생산 및 판매 활성화를 통해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능력 있는 투자자를 찾는 일이다.



법원은 오는 11월 중 2, 3차 관계인 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계획안 내용은?



회생계획안에는 주식 차등 감자와 채권 종류별 변제 및 출자전환 계획 등이 담겼다.

우선 대주주 상하이차와 일반 주주 보유주식에 대해 각각 '5대1', '3대1'의 감자를 시행한다. 이어 회생채권 중 출자전환 주식과, 병합된 기존 주주의 주식에 대해서도 보통주 3주를 1주(액면가 5000원)로 추가 재병합 한다.

이처럼 2차례에 걸쳐 감자를 실시하는 이유는 출자전환 후 적정 자본금 규모를 만들기 위해서다. 쌍용차의 자본금은 최종적으로 1844억 원이 된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재무본부장(상무)은 "차등감자는 대주주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며 "상하이차도 차등감자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수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술 유출 등 징벌적 감자사유가 증명되지 않아 감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현재 총 채무액이 1조2321억 원이며 이 중 회생담보채권이 2605억 원, 회생채권이 9716억 원이라고 밝혔다.



우선 산업은행 등이 보유한 담보채권은 전액 현금 변제하되 3년 거치 후 2013년부터 5년 간 분할 상환(이자율 3.84%)한다. 금융기관 및 일반 대여채무는 10% 면제, 43% 출자전환을 거쳐 47%를 현금 변제할 계획이다. 5년 거치 후 5년 분할 상환(이자율 3%)이다.

협력업체 등이 보유한 상거래 회생채권(1000만원 초과)에 대해서는 5% 면제, 40% 출자전환, 55% 현금변제를 실시한다. 3년 거치 후 5년간 채권액의 크기에 따라 상환된다. 1000만 원이하에 대해서는 2012년 95%를 일괄 현금 변제할 예정이다. 부품사 등 협력업체들은 상거래 채권 3200억원 가량이 묶여 있다.

조세채무는 올해 전액 현금변제하고 임금채무는 올해 90% 변제한다.



◇투자자 찾기가 관건

법원은 이후 회생계획안이 수행가능한지, 청산가치 이상을 각 채권자들에게 변제토록 했는지 등을 집중 검토해 법률적 하자가 없으면 오는 11월 중 2, 3차 관계인 집회를 연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관계인 집회에 앞서 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인가는 3차 관계인 집회에서 표결로 이뤄지며 회생담보권자 조(채권액 3/4이상 동의), 회생채권자 조(채권액 2/3이상 동의), 주주 조(주식총액 1/2이상 동의) 등 각각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통과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인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장기 파업으로 인한 계속기업가치의 영향도 318억 원 감소에 그쳐 여전히 계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572억 원 많다고 밝혔다.

600여 개 쌍용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도 이날 회생계획안에 대해 동의의 뜻을 밝혔다. 최병훈 채권단 사무총장은 "협력사들이 불만도 적지 않지만 쌍용차가 회생해야 모두 살 수 있는 만큼 회생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오는 10월27일 총회를 열고 공식 동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제 관건은 안정된 투자자를 유치하는 일이다. 산업은행이 신차개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투자자를 찾는 일이 급한 처지다. 동시에 최대한 생산 판매를 끌어올려 신차개발 자금이 들어올 때까지 버텨야한다.



이와 관련 최 상무는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고 밝혀 다각도로 인수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이달 5500대 판매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3만2000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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