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프트 전세금 너무 오르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9.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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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프트 전세금 너무 오르네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살면 앞으로 20년간 집세 걱정 없을 줄 알았더니…."

지난 2007년 8월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11단지 시프트에 입주한 주부 이서영(36, 가명)씨는 최근 전셋값 문제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시와 SH공사가 재계약이 임박한 장지, 발산지구 6개 단지 시프트 전세보증금을 5% 인상키로 해서다. 이씨는 "한 달 전만해도 인상계획이 없다고 하더니 갑자기 전세금 인상통보가 날아와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청 민원신청 게시판에는 시프트 전세금 인상을 반대하는 항의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저렴한 전세금으로 서민에게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이번 인상이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 적정한 전셋값을 재산정한 것이라며 충분한 인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프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 제2조 및 제7조, 주택임대차계약서제4조에 의거, 매년 5% 범위에서 전세금 인상이 가능하다. 때문에 SH공사는 최초 임대차기간 2년 종료 후 처음으로 5%를 인상한 것인 만큼, 절대 과도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최근 심각한 전세난과 경제 불황 속에서 5% 인상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입주민은 "5%면 은행 고금리 대출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프트가 주변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인상할 경우 서민들을 위한 사회적 보조장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여부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주변 전셋값이 올라 이주할 곳도 없는데 보증금 인상분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거주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청약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시프트 예비입주자는 "일반 전세는 계약기간이 2년마다 갱신되는데 시프트는 1년마다 전세보증금을 인상할 수 있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겠냐"며 "시프트에 입주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시프트 전세금을 낮춰 주변 전세가 인하에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프트 전셋값 논란 속에 서울시는 14일 전세안정대책으로 시프트 2만 가구를 신규공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공급만 늘릴 게 아니라 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정된 시프트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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