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모두가 웃는건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9.09.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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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켐,녹십자 중외제약 대박…데톨 약국판권 넘긴 대웅제약 '씁쓸'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일반 독감백신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계절독감 백신이 신종플루 예방효과는 없지만 바이러스성 질병을 우려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신종플루가 폐렴과 합병증으로 커질 경우 위험성이 커진다는 소식에 폐구균 백신의 판매도 급증했다.

11일 SK케미칼 (36,750원 ▼550 -1.47%)에 따르면 올해 440만 도즈(1회접종량) 분량의 계절독감 백신이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370만 도즈 분량의 일반독감 백신을 판매해 27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신종플루 여파로 세계적으로 계절 독감백신의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라며 "공급은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계절독감 백신 품귀현상과 가격 상승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폐구균백신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어 이 제품 역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신종플루 합병증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폐구균백신을 맞으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폐렴백신은 한번 접종하는데 4만원 정도해 과거에는 접종자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백신을 구경하기 조차 힘들다.



SK케미칼의 지난해 폐구균백신 판매량은 10만도즈 정도. 올 들어서는 지난 8월 말까지 17만 도즈를 판매했다. 올해 말까지는 40만 도즈 정도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종플루 백신 생산을 진행하고 있는 녹십자는 일반독감 백신 350만도즈의 원액을 생산해 놓고, 개별포장만을 앞두고 있다. 녹십자는 이 제품을 정부에 전량 납부할 계획이다. 특히 녹십자는 신종플루 백신을 싸게 공급하는 대신 향후 5년간 계절 독감백신을 정부에 납품하는 조건을 얻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졌다.

또 일부 업체의 마스크, 손세정제, 공기청정기 등은 재고가 바닥나고 손세정제 용기에 사용되는 펌프부품 마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중외제약은 물 없이 사용하는 프리미엄 손 세정제 ‘중외 손소독제’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활동에 돌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중외제약이 손소독제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약국에 알려지면서 제품 출시 이전 단계에 이미 20만개의 선주문이 들어온 상황이다. 중외제약은 9월에만 30만개, 금년 100만개 이상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억원 이상의 추가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신종플루 관련 제품이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울상을 짓고 있다. 대웅제약 (103,600원 ▲400 +0.39%)은 지난 4월 최근 손소독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톨'의 약국 판매권을 쥴릭파마코라이에 넘겼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약국을 통해 데톨을 대행 판매해왔다.

흥미로운 것은 '데톨'의 약국판권 이전시기다. 지난 4월이면 신종플루가 국내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대웅제약은 오랜 기간 동안 데톨에 대한 제품판매 기반을 닦아놨지만, 제품 판매 호황에 따른 이익은 다른 업체에서 얻게 된 셈이다. 데톨 제조회사인 옥시에 따르면 현재 전 유통통로에서 데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고, 약국 판매량도 전년동기 대비 두 배정도로 늘었다.

대웅제약 측은 "그간 회사 내에서 데톨이 차지했던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 규모를 떠나서 대웅제약은 꽤 속이 쓰릴 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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