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보증금 분쟁 상관없이 판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9.08 14:12
글자크기
- 산은 "보증금 조정과 매각은 별개"
- 주가, 조선 업황, M&A 시장이 변수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매각 작업이 현재 산업은행과 한화그룹 사이에 진행 중인 인수 이행보증금 3150억원 조정과 상관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건설 (3,960원 ▼55 -1.37%), 대우인터내셔널 (56,100원 ▲1,200 +2.19%) 등 대형 매물들이 이미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3분기 내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7일 "대우조선과 관련해 이행보증금 조정과 매각은 별개의 건"이라며 "이행보증금 조정 진행과 상관없이 대우조선 매각은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산은이 한화그룹과의 이행보증금 조정과 대우조선 매각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행보증금 소송의 진행 추이와 상관없이 대우조선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이 확인된 셈이다. 현재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이 여전히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화석유화학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본계약을 미뤄오던 중 지난 1월 산은의 결정에 따라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 한화석유화학은 지난 6월 대우조선의 매각 주체였던 산은과 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조정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법원조정센터)에 제출했다. 지난 5일 첫번째 조정이 열렸으며 다음 조정은 10월16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조정 타결이 단기간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그러나 대우조선을 당장 매물로 내놓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주가 수준이나 조선 업황 등을 고려할 때 매각 작업을 재추진하게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주가는 1차 매각 시도 당시 예비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해 9월9일 3만2500원(종가 기준)에 달했으나 지금은 1만9550원(7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7417억원 수준. 매각 무산에 선박 수주 부진까지 겹친 결과다.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등 대형 인수·합병(M&A)이 이미 예정돼 있다는 점도 대우조선을 당장 매물로 내놓기 부담스러운 이유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 시점을 판단할 때 M&A 시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금융시장 자금의 상당부분이 다른 대형 매물들을 소화하는데 쓰일 경우 대우조선 인수 자금 마련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