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사, 해외채 발행...한국물 최저금리

더벨 이윤정 기자 2009.09.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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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발행 증액 요구...토지공사 합병으로 Reg S. 발행 선택

이 기사는 09월04일(07: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주택공사가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한지 1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3일 "7억 5000만 달러의 해외채권 발행을 완료했다"며 "만기는 5년이고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수익률(T) 대비 265bp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발행된 해외채권 중 최저 금리로 지난 7월 한국석유공사의 발행금리 T+300bp 보다 35bp 낮다.



투자자 지역별 분포는 아시아 68%, 유럽 32%이다. 주택공사가 미국 증권법 Regulation S(이하 Reg. S)에 근거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들 두 지역에서만 투자 유치가 이뤄졌다. 투자자 구성은 자산운용사 39%, 상업은행 21%, 보험/연금 35%, 기타 5%이다. Reg. S는 미국내 투자유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해외투자자 관심 고조, ‘발행 늘려 줘’

미국이 투자 유치에서 제외됐지만 주택공사의 해외채권은 흥행에 성공했다. 247개 투자자로부터 25억 7000만 달러에 이르는 청약자금이 몰렸다. 이는 최종 발행 금액의 3.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심지어 해외투자가들은 주택공사가 5억달러만 발행하기로 결정하자 발행 금액을 증액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공사의 최종 프라이싱이 지연된 원인도 이 때문이다.

주택공사 해외채권 발행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증액 요구를 수용했다”며 “금리 변동 없이 발행 금액만 늘렸다”고 밝혔다.



Reg. S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의 참여가 제한됐지만 일부 미국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구좌를 통해 주택공사 해외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 앞두고 급물살...Reg. S는 전략적 판단

사실 주택공사가 해외채권 발행에 최초 착수한 것은 작년 중순부터다. 지난해 7월 씨티, 골드만 삭스, BOA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UBS 등 5개 해외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을 추진했지만 두 달 후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작업이 중단됐다.



하지만 토지공사와의 합병 일자가 가까워지자 주택공사의 발행 의지는 커졌다. 오는 10월1일 주택공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로 바뀔 경우 사실 상 연내 외화조달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재추진 결정 이후 주택공사는 삼성증권을 주관단에 추가하고 본격적으로 발행을 진행했다.

주택공사가 채권 발행 방식을 Reg .S로 선택한 것도 토지공사와의 합병 문제 때문이다. 미국 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채권 마케팅이 가능한 Rule 144A방식은 높은 수준의 정보공개와 실사를 요구한다.

반면 Reg. S 방식은 마케팅에서 가장 많은 제약을 받는 대신 발행 절차가 간소하고 공시 의무가 가장 낮아 D-Day가 정해져 있는 주택공사로서는 Reg. S가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번에 주택공사가 조달한 자금은 전액은 국내사용. 서민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보금자리 주택지구’ 건설에 소요될 계획이다. 채권 발행 로드쇼에서 해외투자자 특히 유럽계 투자자들이 ‘보금자리 주택지구’ 건설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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