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험은 '트랜스포머'?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9.09.0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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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갈아타기 완전정복 / 보험

내 보험은 '트랜스포머'?


자동차 → 헬기 → 전투기?

영화 <트랜스포머>에서는 자동차, 헬기, 전투기 등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해 인류의 생활에 깊숙이 침투하는 외계생명체가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실제 낡은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고 전투기도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상상력을 조금 더 넓혀보자.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금융상품도 변신로봇처럼 상황에 따라 변화한다면?

특히 금융상품 중 '갈아타기'가 가장 까다롭다는 보험이 변신한다면?



상황에 따라 내게 맞는 최적의 보장 내용으로 갈아탈 수 있는 '보험의 재구성'에 대해 알아본다.

◆상황에 따라 척척 '변신 보험'

'오래된 보험을 새 보험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보험 해약 = 손실'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보험은 좀처럼 갈아타기가 어려운 상품이다. 해약하고 새롭게 가입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의 반도 건지기 어려울 정도로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변신' 기능을 탑재한 신종 보험들이 나오고 있다. 가입자의 상황에 따라 보험 대상자를 '아빠 → 자녀'로 바꿀 수 있고, 투자형 보험에서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일반 보험으로 바꾸는 등 180도 기능 변화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대한생명이 지난 8월 선보인 신상품 ‘명품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이 이러한 변신 보험의 대표적 상품으로 꼽힌다.

'아빠의 종신보험을 자녀의 저축보험으로?'

이 상품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부모 명의의 종신보험을 자녀의 저축보험으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을 장착했다.



가장의 경제적 활동기에는 고액의 사망보장을 받다가 은퇴나 자녀독립 이후에는 자녀의 결혼이나 교육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저축보험으로 전환이 가능한 것.

임동필 대한생명 채널기획팀 임동필 팀장은 “건강하게 은퇴를 맞이한 아버지의 보험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이 상품의 특징”이라며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보험종류와 보험대상자를 바꿀 수 있는 트랜스포머형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계약을 전환하면 보장을 받는 보험대상자도 바뀐다. 처음 가입은 부모 또는 조부모가 보험대상자가 되고, 자녀는 부가특약을 활용해 질병이나 실손 의료비 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계약전환 후에는 자녀가 보험대상자가 된다. 자녀가 사망할 경우 계약전환시점 기본보험료의 50배에 해당하는 금액과 계약자 적립금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단 자녀 명의의 저축보험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일로부터 7년이 경과해야 할 뿐 아니라 자녀의 나이가 만 15세 이상이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교보생명의 ‘교보변액유니버설종신보험’은 펀드 운용 성과에 따라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는 투자형 종신보험이지만, 상황에 따라 안정적인 일반 종신보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목표수익을 달성했거나 증시하락이 예상될 때 전환하면 그 동안 확보한 수익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 3업(UP) 인덱스변액연금보험' 역시 변액상품이면서도 고객이 신청할 경우 일반 연금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단 목표 수익률 130%를 달성한 후에만 전환이 가능하다.

◆ 연금저축 '금융회사 갈아타기 내 맘대로'



회사원 민용훈(34) 씨는 벌써부터 연말정산을 생각하면 속이 끓는다. 부양가족이 없는 싱글족이라 돈을 돌려받기는커녕 세금폭탄을 받을까 걱정이다.

민씨처럼 유리지갑을 가진 직장인들이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소득공제 상품이 연금저축. 연간 납입액 중 3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그러나 최소 납입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 상품. 혹여 중도 해지라도 하면 매년 소득공제 받은 액수를 고스란히 토해내야 한다.



하지만 연금저축보험은 다른 연금에는 없는 강점이 있다. 바로 계약이전 제도.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을 은행의 연금신탁이나 증권사의 연금펀드로 미련 없이 말을 바꿔 탈 수 있다.

따라서 주식시장이 상승세일 때는 연금펀드로 갖고 있다가,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으면 연금보험으로 갈아타는 등의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갈아타는 법도 간단하다.



옮기려는 금융회사에서 계좌를 만들고 기존에 가입한 금융회사에 가서 개인연금 계약이전을 신청하면 된다.

하지만 갈아타는데 유의할 점도 있다. 세제 혜택의 불이익은 없지만, 보험사에서 타 금융회사로 이전할 경우 이전금액(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보다 낮을 수 있다. 또 장기상품인 만큼, 계약 이전하려는 회사의 경영상태가 양호한지, 장ㆍ단기 수익률은 어떠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복 빼고, 부족 메우고 '보험 리모델링'



보험 갈아타기의 진정한 기술은 뭐니 해도 '보험 리모델링'에 있다.

재무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듯, 보험 포트폴리오 또한 상황에 따라 전열의 재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보험비교사이트인 인스컴의 김용화 기획팀장은 "보험 리모델링은 현재 가입해 있는 보험 상품을 분석해 불필요한 요소(상품이나 특약)를 없애거나 부족한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필요 이상으로 중복된 보장은 해지하고, 보완이 필요한 보장에 대해서는 신규로 가입하는 갈아타기가 필요한 것. 김용화 팀장은 "보험은 크게 질병, 사망, 상해, 노후대비에 대한 보장 등으로 나눠지는데 이러한 각 항목별로 보장내용을 분석해 보험료의 누수와 보장의 부실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 리모델링 5가지 원칙

1. 보장 항목별로 분석하라
암, 사망, 상해, 운전사고, 노후대비 등 각 항목별로 보장내용을 따져서 중복된 부분은 버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한다.



2. 보장 기간을 확인하라
상해나 질병보험 등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100세까지 보장하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따라서 각 보험의 보장기간을 반드시 따져보라.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80세 정도까지는 보장을 강화하는 게 좋다.

3. 가입은 가장이 1순위, 해지는 자녀부터
가족 구성원이 똑같이 질병ㆍ재해를 당할 경우 가정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사람이 우선 가입대상이다. 해지의 우선순위는 반대다.

4. 보험료는 10% 이내로
보험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지 자산 축적을 위한 저축이 아니다. 가정의 총 보험료는 월 실수입의 10%내외 정도가 적당하다.



5. 보험도 정기 점검하라
보험 리모델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 10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하듯 가정 상황도 바뀌고 위험도 바뀐다. 가령 직업이 바뀌었다거나 자녀 출산 등으로 가정 상황이 바뀌었다면 보장 내용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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