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 사양산업이라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9.0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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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시대를 맞아 종이 산업은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이유는 3가지. △IT와 종이의 상호보완적 발전 △고부가가치 종이의 출현 △중국의 성장이 그것이다.

1일 한국제지공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인쇄용지 소비량은 2001년 163만 톤에서 2008년 200만 톤으로 약 23% 늘어났다.



정보화, 전산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쇄지의 필요성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쇄지를 더 많이 쓴 셈이다. 정보화의 진전으로 다루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종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프린트 수요도 따라서 증가한 것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서로를 보완하는 이른바 '디지로그'의 사례다.

인쇄용지 외에도 포장지, 위생지, 판지 등 대부분의 종이 소비량은 국민소득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종이사용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였을 때 140kg에 그쳤으나 2만 달러에 가까웠던 2007년에는 185kg에 달했다. 독일의 경우 1인당 GDP가 2만5000달러일 때 200kg에서 3만5000달러 수준인 지금은 256kg으로 늘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종이사용량(185kg)은 미국(288kg), 독일(256kg), 이탈리아(205kg) 등에 비해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며 "당분간 완만한 수준의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고부가가치 종이도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는 음이온을 내뿜는 종이인 '뉴플러스 알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학습지 용도로 주로 쓰이는 이 종이는 표면에 음이온을 발생하는 토르말린이 얇게 코팅돼 있어 학생들 집중력 향상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무림페이퍼는 반짝이는 펄이 들어간 파지를 재활용해 '네오클린폴라리스'란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 종이들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 카드 등 고급 팬시제품에 활용되고 있다.


팽창하는 중국의 종이 수요도 종이 산업의 미래에 긍정적이다. 중국의 인쇄용지 수요량은 2000년 90만 톤 수준에서 2007년에는 300만 톤으로 급증했다. 앞으로 성장속도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중국 종이 수요의 견조한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게다가 국내 제지업계는 지난해 무림페이퍼의 동해펄프 인수, 올 초 한솔제지의 아트원제지 인수 등을 거치면서 소수의 메이저 시장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살아남은 메이저 기업들 중심의 성장성,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대우증권에 한솔제지에 대해 아트원제지 인수 시너지 등을 근거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920억 원에서 올해 138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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