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쇄 토요타에 주민 반발 거세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09.08.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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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br>
누미 공장 폐쇄 철수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모습사진/AP
누미 공장 폐쇄 철수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모습


지난 27일(현지시각) 토요타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누미(NUMMI) 공장 폐쇄를 내년 3월로 확정하자 일자리를 잃게 된 누미 공장의 직원들을 비롯,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누미 공장에는 현재 미국자동차노조연맹(UAW)에 소속된 47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다이앤 페인슈타인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관련 부품 업체 등을 포함할 경우 공장 폐쇄로 캘리포니아 주 4만 여 명의 일자리가 위협 받을 것이라 추정했다.



누미 공장 직원들은 공장 GM, 포드 공장이 문을 닫을 때와는 다르게 해고 이후 보상금을 받거나 다른 공장으로의 이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자에서 전했다. 누미공장 직원들은 토요타의 다른 공장으로 지원할 수는 있으나 특별한 우선권은 부여받지 못했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공장은 현재 누미공장에서 1700마일이나 떨어진 샌 안토니오에 위치해 있다.

지미 새틀스 UWA 부대표는 “캘리포니아는 토요타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토요타가 공장 철수 결정을 다시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토요타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악감정 또한 번지고 있다. 토요타가 미 정부지원금 30억 달러가 들어간 중고차보상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라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토요타 카롤라는 중고차보상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며, 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상위 10위 중 3개가 토요타 모델이다.

토요타의 철수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던 다이앤 페인슈타인 상원의원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앨런 콜버트 상원의원 역시 "우리는 도요타의 결정에 변화가 있기를 바라며, 다른 자동차 회사들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타 북미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아츠시 니미 부회장은 “도요타는 공장 폐쇄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경제적으로 공장가동을 지속할 수 없어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미 공장 폐쇄가 노동조합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노동 전문가 할리 샤이켄 UC 버클리대 교수는 "토요타는 공장 폐쇄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며 “공장폐쇄는 사업적인 차원의 결정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결정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토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벤처 뉴 유나이티드 모터매뉴팩추어링(NUMMI)은 1984년 설립됐다. 당시 미국 진출의 교두보가 필요했던 토요타와 일본의 기술력을 원했던 GM은 누미 공장을 공동 운영하며 연간 4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간 GM이 지난 6월 말 누미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밝히면서 누미 공장은 토요타의 애물단지가 됐다. 경기침체로 지난해 최악의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도요타 역시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것. 토요타는 지난해 4369억 엔(28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다음해 3월까지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홀로 남은 토요타는 7월부터 누미 공장의 매각 작업에 들어갔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간 약 300만 대 정도의 과잉생산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토요타는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누미 공장 폐쇄를 검토하게 됐다.



도요타는 2009년 회계연도 중 100만 대 정도 생산을 감축할 계획이며 누미 공장 폐쇄로 30만 대 정도가 감산된다. 토요타가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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