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위기감에 '폐렴백신' 품귀현상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09.08.2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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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위기감이 확산되며 세균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폐렴백신(폐구균 백신)'마저 바닥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플루 백신접종이 오는 11월 이후에나 가능하고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들은 내년 2월 이후에나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궁여지책으로 신종플루 합병증인 폐렴이라도 예방하겠다는 움직임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평소 1개월에 50개 정도 나가던 폐렴백신이 최근에는 이틀 만에 300~400개가 나갈 정도로 접종이 폭주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아직 기존에 확보해뒀던 재고가 남아있긴 하지만 동나기 직전 단계로 파악돼 오늘도 제약사에 100개 정도를 추가로 요청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동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도 25일부터 폐렴백신이 바닥나 제약사에 추가 물량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다음 주나 돼야 백신이 확보될 전망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도 최근 폐렴백신 접종이 평소에 비해 3-4배 이상 급증하면서 확보해뒀던 백신이 동이 났다. 제약사에 긴급물량을 요청, 이날 오전 100개를 확보했다는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대목동병원도 이틀 전부터 폐렴백신을 원하는 환자들이 몰려 현재 보유량이 바닥난 상태다. 28일까지 추가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폐렴을 일으키는 폐구균은 건강한 사람들의 코와 목에서 흔히 발견되는 상주균이지만, 인플루엔자나 바이러스에 노출돼 호흡기 점막이 손상되면 그 틈을 타 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신종 플루 감염으로 면역체계에 구멍이 뚫리면 폐구균 등 2차 세균질환에 감염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되는 성인용 폐구균 질환 예방백신으로는 사노피 파스퇴르의 '뉴모-23'과 한국 MSD의 '프로디악스 23'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폐렴백신이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의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나 효과가 있는 만큼 신종플루로 인한 폐렴 합병증을 막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지적한다. 특히 폐렴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폐구균만은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은 폐렴구균에 감염되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굳이 백신을 접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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