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1600선 도전, 멍석은 깔렸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8.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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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급락 진정·美 상승 지속 등 호재..주도주에 집중해야

주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주 증시를 예상하면서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돌파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1600선 도전의 암초로 지적했던 중국 증시가 우려했던 것처럼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번주 1600선 도전은 물건너 가는 듯 했다.

20일 중국 증시의 반등에 코스피지수도 2% 올랐다. 1576.39로 마감하며 다시 한번 1600선 도전을 위한 불씨를 되살렸다. 다행히 전날 밤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사흘 연속 오름세다. 특히 경제지표들이 혼조 양상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지표에 주목하는 반응을 보였다.



◆1600선 재도전 가능할까=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IT와 자동차의 주도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수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지만 IT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는 사흘 연속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역사적 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영향력이 큰 이들 주도주가 살아 있는 한 큰 폭의 조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전날 자동차에 이어 가전제품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며 예산 3억 달러가 배정됐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LG전자 (110,100원 ▲600 +0.55%) 등 IT 회사들에게는 호재다. 실제로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월풀 주가가 급등했다.



여기에 전날 급등 양상을 보인 금융주들이 IT, 자동차와 함께 주도주 트로이카를 열 기세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하반기 최대 유망업종으로 IT와 자동차에 이어 금융주를 추가하는 움직임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AIG가 공적자금 상환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물론 암초는 여전하다.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변동성이 커진 만큼 오늘도 중국 증시의 움직임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상승 개장했다가 중국 증시 개장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하락반전한 바 있다.

이와함께 프로그램의 회전력이 빨라졌다. 하루 팔고, 하루 사는 날의 반복이다. 계속된 베이시스의 백워데이션 때문에 차익거래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던 차익거래펀드들이 최근 불안정해진 베이시스를 활용해 빠르게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물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도주와 소외주의 차별화 심화= 주도주와 소외주의 차별화가 극명해지고 있다.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는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휴식기를 거친 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조선, 기계, 해운 등 소외주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외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고집을 버리라'고 주문한다. 단기적인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접근할 수 있겠지만 갈수록 주도주와 소외주의 차이는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7월초에 비해 현재 1조6000억원 정도 증가했는데 이중 삼성전자 등 상위 6개사가 전체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된 기업에는 IT, 자동차, 화학 업종이 많았던 반면 에너지, 철강금속, 조선, 기계 업종은 오히려 하향된 기업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는 주가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주 업종별 등락률을 살펴보면 전기전자, 전기가스, 자동차 업종이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기계, 운수창고, 건설, 철강금속 등은 코스피지수 하락률(0.9%)보다 높은 2~6%대 하락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중국 보다는 미국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 업종으로는 IT, 자동차, 금융이 핵심이라는 점이 포인트"라며 "IT, 자동차, 금융은 조정 시 매수, 조선, 기계, 철강은 반등 시 매도 전략이 시장을 따라갈 수 있는 가장 심플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소외주 심화 현상은 외국인 중심으로 한정돼 있는 유동성 때문"이라며 "시장 전반에 걸쳐 온기가 확산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증시 자금상황이라면 소외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과감히 손절매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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