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1600고지를 밟는다면…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8.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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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매수 강도·中美 증시 흐름..'다시 대형주 관심' 주장도

코스피지수1600포인트까지의 거리는 8.59포인트다. 지금 지수에서 0.5%만 상승하면 1년여만에 1600선 고지를 밟게 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경기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되고 있다. 또 한동안 주춤했던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가 지난주 후반 다시 큰 폭의 오름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무난히 1600선을 밟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다. 10포인트도 안되는 거리지만 1500선과 1600선은 심리적으로 느끼는 부담이 다른데다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악재들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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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1600고지를 밟는다면…


b>◆1600선 도전의 암초들= 우선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21일만에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고 주간 단위 매수 규모도 3주째 줄어들고 있다. 7월 마지막주 2조2073억원에서 8월 첫째주 1조3049억원, 그리고 지난주에는 1조2097억원으로 감소했다. 외국인들의 매수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데 이견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매수 강도 둔화는 염두에 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를 메워줄 세력이 있다면 수급상 큰 무리가 되지 않지만 여전히 투신의 매도 강도는 오히려 3주째 증가했다. 개인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수가 상승할수록 연기금의 매도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주 6726억원을 순매도하며 1600선 도전을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의 매수 규모로 매도 세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외국인의 매수가 유지되는지, 그리고 강도가 차익매물들을 압도할 수준인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주말 예상을 하회한 미 소비지표로 인해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1600선 도전의 또다른 암초는 중국과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다. 중국 증시는 최근 조정 양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주 다시 한번 급락하면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60일 이동평균선까지 밀렸고 심리적 지지선인 3000선에 불과 47포인트 정도를 남겨 두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초반 중국 증시가 이 지지선을 하회한다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우리 증시는 그동안 중국 증시의 급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미국이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도 지난주 5주만에 주간 단위로 하락했다. 각종 거시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핵심인 소비 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불안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미국의 주택지표들이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면서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우리 시장은 이를 먼저 확인하려고 할 가능성 또한 높다.

결국 1600선이라는 심리적 부담 속에서 외국인의 매수 강도, 중국과 미국 등 주변국 증시의 움직임이 이번주 코스피의 1600선 도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대형주?= 지난주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던 종목들은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였다. 코스피 상승률은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3.6%에 달했다. 또 코스피시장 내에서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강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이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하지만 이번주에는 다시 대형주와 기존 주도주에 주목하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말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가 다시 강한 흐름을 회복하며 코스피지수를 1590선까지 끌어올렸다.

대신증권은 다시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8월 상반기에 7월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을 통해 상승에너지를 비축한 만큼 다시 코스피시장, 그리고 대형주가 강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재식 연구원은 7월의 급등에 따른 8월 전반부의 기술적인 속도조절과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 영향력 확대로 8월 전반부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시장군(대형주, KOSPI)과 업종군(반도체, 은행, 철강금속, 증권)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도 과거 유사국면에서 보여준 외국인 매매동향과 최근의 주도주 흐름이 일맥상통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IT/자동차/금융 업종은 계속해서 시장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일부 핵심 옐로우칩에 집중하는 시장 대응을 권고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핵심 블루칩보다는 업종 대표주 성격을 보유한 엘로우칩 종목군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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