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신평화구상 제안, 北 화답할까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8.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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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공동체 고위급 회의, 재래식 무기 감축 제안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제6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신(新) 평화구상'을 발표했다.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최근 미국 여기자와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를 석방하는 등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나라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MB 신평화구상 제안, 北 화답할까


이 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지원하겠다는 기존 '비핵·개방·3000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 한반도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개발은 용인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축사에서도 "핵무기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장래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 설치와 남북간 재래식 무기 감축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놨다.



우선 "북한이 핵 포기 결심을 보여준다면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적극 실행할 것"이라며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를 설치하고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생활향상 분야에 걸친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제안한 고위급 회의 설치는 지난해 4월 미국 방문 당시 제안한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는 물론 임기중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간 대화에 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핵은 물론 남북간 재래식 무기의 감축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눈앞에서 총부리를 겨누면서 어떻게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무기와 병력을 서로 줄이고, 뒤로 물러서야 진정한 평화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또 "남북이 재래식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면 막대한 예산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남북이 함께 경제를 일으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용주의 측면에서도 재래식 무기 감축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핵 포기라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기 때문에 남과 북 모두 운신의 폭이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과 재래식 무기 감축을 위한 회담이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 제안에 북측의 성의 있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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