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원화강세 즐기며 韓주식 산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8.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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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주가상승+환차익' 동시 겨냥, 14일째 순매수

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하락기조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살 수 있는 국내주식의 단가가 높아져 환전 가격에 비해 주식을 적게 사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원화가치 상승은 일반적으로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율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이유로 여전히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주식의 가격이 싸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견조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줄지 않고 있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1100원선까지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만큼 외국인 입장에서 지금 주식을 매수해도 환율에서 손실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화강세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3일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388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15일 이후 14거래일째 매수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14거래일간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5조6872억원이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278.5원에서 1222.4원까지 56.1원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1100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올해 4분기 1200원선에서 2010년 1분기 118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투자정보파트장은 "내년까지 원화가치가 강세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며 "1100원 이하로 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마당에 원화가 강세로 갈 여지가 있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이 주식 매수에 크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외국인은 기본적으로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우선시하고 환율은 부수적인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며 "국내 기업들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깜짝쇼를 펼칠 가능성에 주안점을 두고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7,240원 ▼60 -0.8%)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기업들의 이익증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지배적인 만큼 현재 IT나 자동차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달러화로 환산해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가격과 원화 가치의 지속적 상승의 관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시각은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법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 IT와 자동차 분야 주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경쟁력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이들 종목에 대한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외국인 사이에 컨센서스가 이뤄져 당분간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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