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강남 재건축, 전망은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09.08.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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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기조 부담 "너무 많이 올랐다" vs 경기 낙관+저금리 지속 "추가상승"

올 상반기 거침없이 오르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최근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이들 시세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수준이 너무 높은데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기조 변화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현재 시장상황이 급등에 대한 부담과 비수기가 맞물려 나타나는 일시적 조정일 가능성이 크며 조정 후 다시 상승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란 의견도 만만찮다.

◇"너무 많이 올랐다"..규제 기조 변화 조짐도 부담=전문가들이 강남 재건축 단지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 상반기 들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데 있다.



최근 몇 주간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들 중 이미 상당수가 지난 2006년 말~2007년 초 형성했던 고점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상태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 8만4385가구 중 2만860가구가 이전 최고가격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4채 중 1채 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기조 변화 움직임도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추가 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다. 재건축 허용연한과 소형주택의무건립비율 등이 기존대로 유지되면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

특히 정부는 재건축 아파트 대상 규제 뿐 아니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주택거래신고지역 확대 등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상영 부동산114 대표는 "상반기 중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현재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그동안의 추세보다는 다소 주춤하며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재건축 허용연한과 소형주택의무건립비율 등을 기존대로 유지하는 등 정부가 시장 과열시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점도 지켜봐야 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 역시 "그동안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해왔던 정부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때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 표현을 잇따라 내비치고 있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낙관+저금리 지속 "완전 꺾이진 않을 것"=그렇다고 해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완전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전망이 상향조정되는 등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가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하기는 다소 부담이 있어 보이는 만큼 경기 낙관론 속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정부는 경기회복 조짐이 더 뚜렷해질 때까지 출구전략 논의를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출보다 자기 자금인 경우가 많아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경기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는 와중에 정부가 유동성 흡수 대책을 유보하고 있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이 있어 이들 지역 주택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도 "경기가 회복 단계를 보이지만 당장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외환위기 때의 학습 효과 등으로 경기 회복 전 강남권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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