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상 교착.."거의 합의 못해"

평택(경기)=박종진 기자 2009.08.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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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무급휴직 300명·영업직 100명등 400명 구제..노조 난색

파업 72일째를 맞은 1일 쌍용자동차 (5,500원 ▼150 -2.65%) 노사의 '끝장교섭'이 사흘째 이어졌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사측은 정리해고 인원 중 400명 정도를 구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상진 쌍용차 기획담당 상무는 이날 오후 6시20분쯤 평택공장 정문 앞에 마련된 임시기자실을 찾아 "오전에 노조가 시간을 달라고 해 오후에 실무교섭을 다시 진행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합의를 본 부분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전부터 교섭을 시작해 이날 오전 6시25분쯤 5차 교섭을 마치고 오후 3시쯤 실무진들만 6차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저녁 7시 현재 양측은 휴식을 취하고 있어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쌍용차는 이날까지 노조에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기존 976명에서 산재환자 2명 제외) 중 무급휴직 300명과 영업직 전환 100명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업직은 정규직 직군으로 새로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실제 400명이 회사에 소속을 둬 정리해고를 면하게 되는 셈이다.

나머지 600명 가까운 인원에 대해선 분사를 하거나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부품업체들이 제시한 협력사 재취업은 노조가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무급휴직자 숫자를 더 늘릴 것 등을 요구하며 합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리해고자 처우 문제 등에서도 분사에 해당하는 상당 부분 사업부문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분사는 정비사업소나 창원공장 등의 노조원들에게는 사실상 정리해고나 다름없어 노조가 쉽게 내부합의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실상 '정리해고 없는 총고용' 주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여 협상은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상무는 "협상을 시작할 때에는 노조도 정리해고 문제에 탄력적인 것으로 보였는데 현재는 총고용 원칙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교섭에 진전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는 이미 '심리적 데드라인'이었던 7월 말을 넘긴 만큼 특별한 협상 시한을 두지 않고 교섭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오는 9월15일 2차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을 내놓으려면 최소한 그 전에 가동이 정상화 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는 않은 처지다.

사측은 교섭이 당장 타결돼도 공장 정리점검이 끝나고 재가동을 하기까지는 적어도 1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



업계 전문가는 "내주까지 교섭은 이어질 것이며 최악의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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