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Q GDP '기대 이상', 침체 탈출 청신호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7.3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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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Q -6.4%서 2Q -1%..침체 진정 기미 완연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웃돌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를 강화했다.

31일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률 1% 감소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월등한 성적이다. 1분기 미국 경제는 6.4% 역성장하며 27년래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문가 예상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상했다.



기업 실적 개선에 이어진 성장률 개선은 신용경색 해소와 인프라 투자 등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GDP와 함께 발표된 개인 소비가 예상보다 큰 폭 감소한 것은 급속한 침체 탈출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실망으로 이어졌다.

◇ '소비+고용'이 문제



미국의 2분기 개인 소비는 1.2%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0.5% 감소'를 예상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 25년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고용시장 회복을 위해서도 소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도이치뱅크 뉴욕 지점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조셉 라보르그나는 성장률 개선과 관련,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급격한 상황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라보르그나는 특히 "대량 실업 사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는 여전히 뒷전"이라며 "고용시장은 대규모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7년 12월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는 65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고용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9%대인 실업률이 내년 초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9% 감소했다. 1947년 분기별 GDP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 분기까지 미국 경제는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장 기록이다.

상무부의 2분기 GDP 발표는 이날 예비치에 이어 다음달 수정치, 9월 확정치 등 세번에 걸쳐 이뤄진다.

◇ 무역불균형 완화



무역 적자가 대폭 축소된 것이 성장률 개선에 큰 힘이 됐다. 무역 적자 규모는 연률 3785억달러에서 지난 분기 3478억달러로 감소했다. 상무부는 이 같은 무역 적자 감소가 경제성장률을 1.4%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재고 감소도 성장률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분기 미국의 재고는 사상 최대인 연률 1560억달러 감소했다. 재고 감소는 경제성장률에 0.8%포인트 기여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상반기의 재고 감소에 힘입어 하반기 기업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플레 우려는 아직

최근의 경제 지표들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위기의 근본 원인인 주택시장 위축은 다소 진정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 위축 역시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주택 착공은 증가세를, 같은 기간 산업생산 감소 속도는 8개월래 최저를 각각 기록했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선호하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분기 연률 2% 상승했다. 이는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다. 1분기 근원 CPI는 연률 1.1% 상승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초 조사에서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하반기 CPI 상승률을 1.5%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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